기획특집

[직업의 세계] 강력계 여형사 편

  • 10.02.13 / 정다워

바야흐로 여성의 시대다.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새로운 핑크빛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들은 불과 수십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활발한 사회 진출을 통해 여성의 권리와 그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여기, 거칠고 위험한 남자들의 세계에서 십수년을 지내온 강한, 그렇지만 아름다운 한 국민인을 소개한다.

Part.1-출발

경찰이 되기로 결심하신 계기가 있다면?
1991년 우연히 접한 여자형사기동대 발대식 기사를 보고 '아,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성도 남성만큼 강한 여성으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떨리는 마음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남자들도 힘들다는 강력계 형사를 하시는 이유는?
앞에 말한 것처럼 '강한 여성'으로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형사로 사는 것이 제 꿈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경이 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1995년 여경 시험에 응시했는데 당시 어머니께서 크게 반대를 하셨습니다. 겨우 허락을 받았지만, 사실 지금도 어머니께서는 제가 형사가 아닌 내근 업무를 하는 줄 아세요. 그 외 가족들은 제가 강력계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늘 응원하며 지지하고 있습니다.

Part.2-ing

여경으로서 불편하거나 힘든 점이 있다면?
강력계 형사라는 것이 워낙 거친 직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고 불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자 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외부로 말하기 어려운 사건들도,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도 많습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왜소하고 순진해 보이는 청년이 살인 2건, 강도 12건, 절도 10건을 범행한 후 체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우울하고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인한 정신적 문제가 있더군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강력계 형사로 일하시면서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여자형사기동대 시절, 여성 전용 한증막에서 도박 사건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단속을 나가게 되었는데, 피의자들을 체포하고 호송을 위해 인근 파출소에 차량 지원을 받았습니다. 피의자들을 지원 차량에 태우고 저는 제 차에 타려고 하였는데 갑자기 파출소 경찰관이 저에게 "아줌마! 아줌마도 빨리 타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저는 20대 후반이었습니다. 하하하...

형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일까요?
상처를 입었던 피해자의 마음이 저의 도움을 통해 조금이나마 평안해졌다는 말을 들었을때, 또 제가 구속시켰던 피의자가 형을 마친 후 저를 찾아와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고 인사를 하고 갈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형사가 되신 걸 후회하신 적이 있나요?
제 능력이 부족함을 느꼈을 때 한계에 부딪히기는 하지만 절대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Part.3-Koomin人 그녀

원광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셨다가 03년도에 국민대 법학부에 입학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입학을 결심하신 이유가 있다면?
경찰이라는 분야가 법을 집행하는 분야인데 제가 물리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법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태인지라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 고민하던 중, 법학과에 재학 중인 선배가 권유를 하여 국민대학교에 다니게 된 것입니다.

형사와 학생,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실 형사 업무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학업까지 병행하려니 너무 힘들더군요. 사건이 있는 날에는 결석을 해야했고, 수업 후에는 바로 경찰서로 돌아가 업무를 봐야했습니다. 잠이 부족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땐 지금보다 젊었으니 가능했던 것 같아요. 지금 하라고 한다면 절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학생일때의 제 모습을 돌아보면 참 아쉽고 부끄럽습니다.

학교 재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사실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생활했지만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학교생활이 형편 없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나 선배들과의 새로운 만남은 졸업한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에게, 국민대란?
또 다른 시도였죠. 대학을 나왔는데 왜 또 대학을 가느냐는 타박도, 그럴 바에야 대학원을 가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제 의지 하나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그 출발점이 바로 국민대였습니다.

Part.4-To

여경이 되기 위한 준비?
기본적인 시험과목 공부와 체력검사를 대비하여 기본 운동도 해야겠죠. 개인적으로 경찰은 그 누구보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경험하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삶의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경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단순히 직업을 갖기 위해, 공무원이 되기 위해 경찰을 선택한다면 경찰로서의 생활이 결코 순탄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경찰은 많이 힘든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보람과 자긍심도 큰 직업입니다. 따라서 왜 경찰이 되려는지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경찰이 되길 원하는 마음을 가진 경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인들에게 한마디
제가 이렇게 기사화 될 만큼 큰 일을 한 사람이 아닌데 부끄럽습니다. 부디 저보다 더 훌륭하고 아름다운 국민인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강하지만 아름다웠던 그녀. 그녀는 진정 꿈을 먹고 사는 국민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형사라는 직업은 여자로서 불가능한 일도, 도전하지 못할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도전은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되고 있다. 꿈을 가진 국민인들이여, 생각대로 꿈꾸라, 그리고 도전하라. 그것이 바로 진정한 당신의 아름다움이다.  

사진출처-경찰청 블로그, 뉴시스, joins

[직업의 세계] 강력계 여형사 편

바야흐로 여성의 시대다.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새로운 핑크빛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들은 불과 수십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활발한 사회 진출을 통해 여성의 권리와 그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여기, 거칠고 위험한 남자들의 세계에서 십수년을 지내온 강한, 그렇지만 아름다운 한 국민인을 소개한다.

Part.1-출발

경찰이 되기로 결심하신 계기가 있다면?
1991년 우연히 접한 여자형사기동대 발대식 기사를 보고 '아,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성도 남성만큼 강한 여성으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떨리는 마음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남자들도 힘들다는 강력계 형사를 하시는 이유는?
앞에 말한 것처럼 '강한 여성'으로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형사로 사는 것이 제 꿈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경이 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1995년 여경 시험에 응시했는데 당시 어머니께서 크게 반대를 하셨습니다. 겨우 허락을 받았지만, 사실 지금도 어머니께서는 제가 형사가 아닌 내근 업무를 하는 줄 아세요. 그 외 가족들은 제가 강력계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늘 응원하며 지지하고 있습니다.

Part.2-ing

여경으로서 불편하거나 힘든 점이 있다면?
강력계 형사라는 것이 워낙 거친 직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고 불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자 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외부로 말하기 어려운 사건들도,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도 많습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왜소하고 순진해 보이는 청년이 살인 2건, 강도 12건, 절도 10건을 범행한 후 체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우울하고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인한 정신적 문제가 있더군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강력계 형사로 일하시면서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여자형사기동대 시절, 여성 전용 한증막에서 도박 사건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단속을 나가게 되었는데, 피의자들을 체포하고 호송을 위해 인근 파출소에 차량 지원을 받았습니다. 피의자들을 지원 차량에 태우고 저는 제 차에 타려고 하였는데 갑자기 파출소 경찰관이 저에게 "아줌마! 아줌마도 빨리 타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저는 20대 후반이었습니다. 하하하...

형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일까요?
상처를 입었던 피해자의 마음이 저의 도움을 통해 조금이나마 평안해졌다는 말을 들었을때, 또 제가 구속시켰던 피의자가 형을 마친 후 저를 찾아와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고 인사를 하고 갈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형사가 되신 걸 후회하신 적이 있나요?
제 능력이 부족함을 느꼈을 때 한계에 부딪히기는 하지만 절대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Part.3-Koomin人 그녀

원광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셨다가 03년도에 국민대 법학부에 입학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입학을 결심하신 이유가 있다면?
경찰이라는 분야가 법을 집행하는 분야인데 제가 물리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법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태인지라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 고민하던 중, 법학과에 재학 중인 선배가 권유를 하여 국민대학교에 다니게 된 것입니다.

형사와 학생,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실 형사 업무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학업까지 병행하려니 너무 힘들더군요. 사건이 있는 날에는 결석을 해야했고, 수업 후에는 바로 경찰서로 돌아가 업무를 봐야했습니다. 잠이 부족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땐 지금보다 젊었으니 가능했던 것 같아요. 지금 하라고 한다면 절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학생일때의 제 모습을 돌아보면 참 아쉽고 부끄럽습니다.

학교 재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사실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생활했지만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학교생활이 형편 없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나 선배들과의 새로운 만남은 졸업한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에게, 국민대란?
또 다른 시도였죠. 대학을 나왔는데 왜 또 대학을 가느냐는 타박도, 그럴 바에야 대학원을 가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제 의지 하나로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그 출발점이 바로 국민대였습니다.

Part.4-To

여경이 되기 위한 준비?
기본적인 시험과목 공부와 체력검사를 대비하여 기본 운동도 해야겠죠. 개인적으로 경찰은 그 누구보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경험하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삶의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경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단순히 직업을 갖기 위해, 공무원이 되기 위해 경찰을 선택한다면 경찰로서의 생활이 결코 순탄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경찰은 많이 힘든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보람과 자긍심도 큰 직업입니다. 따라서 왜 경찰이 되려는지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경찰이 되길 원하는 마음을 가진 경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인들에게 한마디
제가 이렇게 기사화 될 만큼 큰 일을 한 사람이 아닌데 부끄럽습니다. 부디 저보다 더 훌륭하고 아름다운 국민인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강하지만 아름다웠던 그녀. 그녀는 진정 꿈을 먹고 사는 국민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형사라는 직업은 여자로서 불가능한 일도, 도전하지 못할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도전은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되고 있다. 꿈을 가진 국민인들이여, 생각대로 꿈꾸라, 그리고 도전하라. 그것이 바로 진정한 당신의 아름다움이다.  

사진출처-경찰청 블로그, 뉴시스,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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