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대 KORA의 1년, 그 땀과 열정의 기록

  • 09.07.26 / 이상협

“세계 대학생 자작차 경주대회(F-SAE)는 세계 각국에서 차량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모여들어 경합을 하는 자리입니다. 멀리 수천킬로미터나 떨어진 한국에서 200kg이 넘는 차량을 갖고 와, MIT, UC Berkeley와 같은 명문대학들을 제치고 세계 톱 10에 들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차량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작업은 무수한 시행착오와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죠. 차를 사랑하는 열정이 없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학창시절에 무언가에 열정을 바쳐 소중한 결과를 성취했다는 것만으로 이 대회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이 언젠가는 학생들에게 귀중한 경험으로 보상될 거에요.”

 

국민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김주현

 

 

뜨거웠던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서킷. 세계의 자동차 매니아들이 모인 ‘세계대학생자작차경주대회(F-SAE)’에는 대한민국의 이름을 깊게 새기던 이들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국민대학교 기계자동차학부 KORA. 불과 5년 전만해도 아시아권 국가의 이름을 찾기 힘들었던 이 대회에서 이들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종합순위10위를 달성한 것이다. 불과 5년 만에 세계의 명문 대학들을 제치고 세계수준으로 도약한 KORA. 그들의 치열했던 F-SAE 2009 준비과정 속으로 들어가 땀과 열정을 느껴보자.

 

그들의 일기, 첫 번째 장: 도전의 문을 열다

2009년 3월 17일 F-SAE에 우리 코라의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리가 그토록 꿈에 그리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사실 이 대회 준비를 시작한 것은 2008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소 1년 전부터 기획하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대회당일 무사히 완주 할 수 있음을 선배들을 통해서 항상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4개월 전부터 미리 3D 프로그램 회사인 Rapidform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 초급 교육을 받고, 엔진 마운트(엔진을 고정시키는 부품)를 잡았다. 그리고 2월 3일 배선 작업 끝에 엔진에 시동을 거는데 성공했다. 아직도 생생한 그 엔진의 가동소리가 기억난다. 이제 우리의 도전은 시작됐다.

 

그들의 일기, 두 번째 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1차 테스트 주행을 앞둔 3월 15일 새벽. 5일전부터 계속된 철야작업 끝에 우리는 드디어 차량 조립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날 아침 우리는 그토록 기다리던 1차 테스트주행에 돌입 했다. 그러나 차량이 1시간 정도 주행 하다가 멈춰섰다. LSD하우징이 깨져버렸고, 충격완화장치의 마운트가 부서진 것이다. 아마도 수식 계산에서 단위 환산 실수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 주행의 목적은 최대한 문제점을 많이 발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의 첫 주행은 끝이 났다.

 

우리는 일주일간 수정 작업을 통해 다시 한 번 2차 테스트 주행을 했다. 이번에는 라디에이터(냉각하는 곳)에 문제가 생겨 엔진 온도가 103도를 넘어버렸다. 도저히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외국학교에 문의 해본 결과 우리의 냉각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회신이 왔다. 결국 우리는 에어가이드를 만들기로 했고 그제서야 90도 언저리에서 냉각이 되었다. 모든 것이 차츰 차츰 하나씩 준비되어 가고 있었다.

 

그들의 일기, 세 번째 장: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다

본격적인 차량제작기간에 접어들었다. 대회는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우리는 학교 주변에 팀원들과 방을 얻어 합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어느덧 6월. 자동차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하는 시기다. 아무리 차를 잘 만들어도 그들에게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설명 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노력은 빛이 바랜다. 지도교수님의 도움으로 경상대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처음 발표였던 데다가 영어가 발목을 잡아 제한시간을 턱없이 넘겨 버렸다. 평소 영어공부를 소홀히 했던 것을 후회해보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어느덧 대회가 다가왔다. 총장님과 여러 교수님들께서 출정식을 거행해 주셨다. 왼쪽 팔에 태극기와 오른쪽 팔에 학교의 엠블럼을 달고 나니 우리가 마치 국가 대표 선수가 된 것처럼 책임감이 생겼다.

 

2009년 6월 16일 드디어 미국 땅을 밟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들의 일기, 네 번째 장: 위대한 도전

2009년 6월 18일

* 디자인 이벤트

대회 두 번째 날. 디자인 이벤트가 시작됐다. 디자인 이벤트는 차량의 설계과정과 최적 설계였음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를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항상 언어적인 문제로 이 부분에서 점수가 낮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자료를 많이 준비하여 30분 동안 5명의 심판관들과 차랑 설계 제작에 대해 토론했지만 언어도 잘 안 통했던 데다가 촉박한 시간 안에 자기가 준비한 모든 것을 말하려고 해서인지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 프레젠테이션 이벤트

프레젠테이션은 차량의 판매계획에 대해서 발표하는 이벤트다. 우리는 10분의 제한시간에 맞춰 한국의 미를 살린 차량제작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우리학교 경상대학 교수님들을 포함하여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완성도가 높았고 우리의 노력은 ‘프레젠테이션 11위’라는 사상 최고성적으로 돌아왔다.

 

* 코스트 이벤트

코스트 이벤트는 차량의 제작 비용과 제작에 대해 평가하는 이벤트다. 특히 ‘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단순하게’ 차량이 제작되었는지에 핵심이 있다. 우리는 설계 도면만 첨부한 타 대학과는 달리 부품부터 조립된 모습까지의 실물사진과 3D 설계 그래픽을 함께 제시하였고 그 외에도 부품 정보, 최종 차량 3D도면까지 다각도로 첨부했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300페이지의 보고서는 대회 Best Report로까지 인정받았고 대회 최종 평가를 거쳐 우리는 믿기 힘든 우리의 순위를 발견했다. ‘코스트 이벤트 부문 3위’

 

2009년 6월 19일

* 동적성능 테스트

오늘은 동적성능 테스트의 날. 드라이버의 사소한 실수와 아주 약간의 차량 세팅차이로 수십 점이 왔다 갔다 하므로 드라이버에게 가장 부담이 가는 테스트다. 평가는 가속력, 선회력, 오토크로스 부분으로 나뉜다.

심판이 최종 검사를 마치고 녹색 깃발을 흔든다. 온 몸의 뉴런이 바짝 긴장하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을 느낀다. 2단,3단,4단. 4.224초, 4.126초만에 가속력 테스트는 종료된다. 드라이버를 교체한 후 2회 더 반복 후 선회력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8자 모양으로 선회하면서 차량의 선회력을 측정하는 시합이다. 차량의 세팅의 세세한 조절을 하며 드라이버와 미케닉의 진지한 대화가 오간다. 선회력 테스트 다음은 오토크로스(Autocross) 경기다. 오토크로스는 일정 구간을 누가 더 빠른 시간안에 주행하는가를 측정하는 경기다. 첫 바퀴에 67초를 기록하고 두 번째 바퀴에 66초를 기록하였다. 3위안에 들어가는 기록이다. 우리는 들뜨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욕이 너무 앞선 던 탓일까. 경기 중반에 이르러 라바 콘을 쳐서 2초의 패널티를 받았다. 최종적으로 우리가 받아든 성적표는 가속력 9위, 선회력 17위, 오토크로스 11위. 좋은 성적이다. 이제 남은건 대회 마지막인 내일.

 

2009년 6월 20일

* 내구레이스

드디어 대회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트랙을 22바퀴 돌고 시간으로 성적을 내는 내구레이스(Endurance)가 열린다. 많은 참가팀들이 가장 신경 쓰는 이벤트이고 점수도 400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내구레이스를 아무런 이상 없이 끝낼 수 있는 차는 등록된 팀의 30%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 테스트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고 KORA의 차가 힘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2바퀴 정도 지났을 때 우리 차가 코스를 이탈하고 20초의 페널티를 얻었다. 치명적이었다. 두 번째 드라이버로 교체되려는 순간 총괄 팀장은 드라이버에게 느린 속도를 만회하기 위해 무조건 속도를 내서 운전할 것을 지시했다. 다시 무모해보일지 모르는 지시였다. 그러나 우리는 팀원 서로를 믿고 드라이버를 믿었다. 후회 없는 마지막을 위해 세컨드 드라이버가 착석했다.

 

우리 차는 확실히 빨라졌다. 우리 차는 윙이나 전자제어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드라이버가 차를 컨트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오버스티어(코너링 시 차의 뒷부분이 슬립이 나는 형상-드리프트)가 나왔지만 우리 드라이버가 컨트롤을 잘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렇게 15분이 흘렀다. 마지막 깃발을 받고 차가 들어왔다.

 

어떤 미사여구를 쓰더라도 그 때 기분을 표현할 순 없다. 차가 아무 이상없이 내구레이스를 끝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최고의 명문대학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우리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그리고 우리가 1년 동안 작업실에서 보냈던 그 시간들을 되새기며 우리는 그 순간을 만끽했다. 그리고 우리가 받아든 벅찬 성과, 세계종합 10위.

 

그들의 일기, 마지막 장: 대한민국 행 비행기 안에서

제작비용 보고서 3위, 프레젠테이션 11위, 가속력, 9위, 전체종합10위라는 놀라운 결과를 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1년 동안 땀과 열정을 바쳐 온 프로젝트가 끝난 이 순간, 우리의 마음속엔 왠지 모를 아쉬움이 생긴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쉬움일랑은 저 가슴 한편에 묻어두고, 우리를 지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결실을 바탕으로 후배들이 마음껏 차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자동차를 사랑하는 우리와 같은 이들에게 F-SAE는 수식 하나와 며칠간 싸움을 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많은 후배들이 우리가 느낀 충격과 감동을 경험해서 곧 우리 KORA, 국민대학교,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국민대 KORA의 1년, 그 땀과 열정의 기록

“세계 대학생 자작차 경주대회(F-SAE)는 세계 각국에서 차량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모여들어 경합을 하는 자리입니다. 멀리 수천킬로미터나 떨어진 한국에서 200kg이 넘는 차량을 갖고 와, MIT, UC Berkeley와 같은 명문대학들을 제치고 세계 톱 10에 들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차량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작업은 무수한 시행착오와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죠. 차를 사랑하는 열정이 없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학창시절에 무언가에 열정을 바쳐 소중한 결과를 성취했다는 것만으로 이 대회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이 언젠가는 학생들에게 귀중한 경험으로 보상될 거에요.”

 

국민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김주현

 

 

뜨거웠던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서킷. 세계의 자동차 매니아들이 모인 ‘세계대학생자작차경주대회(F-SAE)’에는 대한민국의 이름을 깊게 새기던 이들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국민대학교 기계자동차학부 KORA. 불과 5년 전만해도 아시아권 국가의 이름을 찾기 힘들었던 이 대회에서 이들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종합순위10위를 달성한 것이다. 불과 5년 만에 세계의 명문 대학들을 제치고 세계수준으로 도약한 KORA. 그들의 치열했던 F-SAE 2009 준비과정 속으로 들어가 땀과 열정을 느껴보자.

 

그들의 일기, 첫 번째 장: 도전의 문을 열다

2009년 3월 17일 F-SAE에 우리 코라의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리가 그토록 꿈에 그리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사실 이 대회 준비를 시작한 것은 2008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소 1년 전부터 기획하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대회당일 무사히 완주 할 수 있음을 선배들을 통해서 항상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4개월 전부터 미리 3D 프로그램 회사인 Rapidform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 초급 교육을 받고, 엔진 마운트(엔진을 고정시키는 부품)를 잡았다. 그리고 2월 3일 배선 작업 끝에 엔진에 시동을 거는데 성공했다. 아직도 생생한 그 엔진의 가동소리가 기억난다. 이제 우리의 도전은 시작됐다.

 

그들의 일기, 두 번째 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1차 테스트 주행을 앞둔 3월 15일 새벽. 5일전부터 계속된 철야작업 끝에 우리는 드디어 차량 조립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날 아침 우리는 그토록 기다리던 1차 테스트주행에 돌입 했다. 그러나 차량이 1시간 정도 주행 하다가 멈춰섰다. LSD하우징이 깨져버렸고, 충격완화장치의 마운트가 부서진 것이다. 아마도 수식 계산에서 단위 환산 실수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 주행의 목적은 최대한 문제점을 많이 발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의 첫 주행은 끝이 났다.

 

우리는 일주일간 수정 작업을 통해 다시 한 번 2차 테스트 주행을 했다. 이번에는 라디에이터(냉각하는 곳)에 문제가 생겨 엔진 온도가 103도를 넘어버렸다. 도저히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외국학교에 문의 해본 결과 우리의 냉각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회신이 왔다. 결국 우리는 에어가이드를 만들기로 했고 그제서야 90도 언저리에서 냉각이 되었다. 모든 것이 차츰 차츰 하나씩 준비되어 가고 있었다.

 

그들의 일기, 세 번째 장: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다

본격적인 차량제작기간에 접어들었다. 대회는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우리는 학교 주변에 팀원들과 방을 얻어 합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어느덧 6월. 자동차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하는 시기다. 아무리 차를 잘 만들어도 그들에게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설명 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노력은 빛이 바랜다. 지도교수님의 도움으로 경상대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처음 발표였던 데다가 영어가 발목을 잡아 제한시간을 턱없이 넘겨 버렸다. 평소 영어공부를 소홀히 했던 것을 후회해보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어느덧 대회가 다가왔다. 총장님과 여러 교수님들께서 출정식을 거행해 주셨다. 왼쪽 팔에 태극기와 오른쪽 팔에 학교의 엠블럼을 달고 나니 우리가 마치 국가 대표 선수가 된 것처럼 책임감이 생겼다.

 

2009년 6월 16일 드디어 미국 땅을 밟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들의 일기, 네 번째 장: 위대한 도전

2009년 6월 18일

* 디자인 이벤트

대회 두 번째 날. 디자인 이벤트가 시작됐다. 디자인 이벤트는 차량의 설계과정과 최적 설계였음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를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항상 언어적인 문제로 이 부분에서 점수가 낮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자료를 많이 준비하여 30분 동안 5명의 심판관들과 차랑 설계 제작에 대해 토론했지만 언어도 잘 안 통했던 데다가 촉박한 시간 안에 자기가 준비한 모든 것을 말하려고 해서인지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 프레젠테이션 이벤트

프레젠테이션은 차량의 판매계획에 대해서 발표하는 이벤트다. 우리는 10분의 제한시간에 맞춰 한국의 미를 살린 차량제작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우리학교 경상대학 교수님들을 포함하여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완성도가 높았고 우리의 노력은 ‘프레젠테이션 11위’라는 사상 최고성적으로 돌아왔다.

 

* 코스트 이벤트

코스트 이벤트는 차량의 제작 비용과 제작에 대해 평가하는 이벤트다. 특히 ‘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단순하게’ 차량이 제작되었는지에 핵심이 있다. 우리는 설계 도면만 첨부한 타 대학과는 달리 부품부터 조립된 모습까지의 실물사진과 3D 설계 그래픽을 함께 제시하였고 그 외에도 부품 정보, 최종 차량 3D도면까지 다각도로 첨부했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300페이지의 보고서는 대회 Best Report로까지 인정받았고 대회 최종 평가를 거쳐 우리는 믿기 힘든 우리의 순위를 발견했다. ‘코스트 이벤트 부문 3위’

 

2009년 6월 19일

* 동적성능 테스트

오늘은 동적성능 테스트의 날. 드라이버의 사소한 실수와 아주 약간의 차량 세팅차이로 수십 점이 왔다 갔다 하므로 드라이버에게 가장 부담이 가는 테스트다. 평가는 가속력, 선회력, 오토크로스 부분으로 나뉜다.

심판이 최종 검사를 마치고 녹색 깃발을 흔든다. 온 몸의 뉴런이 바짝 긴장하고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을 느낀다. 2단,3단,4단. 4.224초, 4.126초만에 가속력 테스트는 종료된다. 드라이버를 교체한 후 2회 더 반복 후 선회력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8자 모양으로 선회하면서 차량의 선회력을 측정하는 시합이다. 차량의 세팅의 세세한 조절을 하며 드라이버와 미케닉의 진지한 대화가 오간다. 선회력 테스트 다음은 오토크로스(Autocross) 경기다. 오토크로스는 일정 구간을 누가 더 빠른 시간안에 주행하는가를 측정하는 경기다. 첫 바퀴에 67초를 기록하고 두 번째 바퀴에 66초를 기록하였다. 3위안에 들어가는 기록이다. 우리는 들뜨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욕이 너무 앞선 던 탓일까. 경기 중반에 이르러 라바 콘을 쳐서 2초의 패널티를 받았다. 최종적으로 우리가 받아든 성적표는 가속력 9위, 선회력 17위, 오토크로스 11위. 좋은 성적이다. 이제 남은건 대회 마지막인 내일.

 

2009년 6월 20일

* 내구레이스

드디어 대회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트랙을 22바퀴 돌고 시간으로 성적을 내는 내구레이스(Endurance)가 열린다. 많은 참가팀들이 가장 신경 쓰는 이벤트이고 점수도 400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내구레이스를 아무런 이상 없이 끝낼 수 있는 차는 등록된 팀의 30%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 테스트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고 KORA의 차가 힘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2바퀴 정도 지났을 때 우리 차가 코스를 이탈하고 20초의 페널티를 얻었다. 치명적이었다. 두 번째 드라이버로 교체되려는 순간 총괄 팀장은 드라이버에게 느린 속도를 만회하기 위해 무조건 속도를 내서 운전할 것을 지시했다. 다시 무모해보일지 모르는 지시였다. 그러나 우리는 팀원 서로를 믿고 드라이버를 믿었다. 후회 없는 마지막을 위해 세컨드 드라이버가 착석했다.

 

우리 차는 확실히 빨라졌다. 우리 차는 윙이나 전자제어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드라이버가 차를 컨트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오버스티어(코너링 시 차의 뒷부분이 슬립이 나는 형상-드리프트)가 나왔지만 우리 드라이버가 컨트롤을 잘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렇게 15분이 흘렀다. 마지막 깃발을 받고 차가 들어왔다.

 

어떤 미사여구를 쓰더라도 그 때 기분을 표현할 순 없다. 차가 아무 이상없이 내구레이스를 끝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최고의 명문대학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우리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그리고 우리가 1년 동안 작업실에서 보냈던 그 시간들을 되새기며 우리는 그 순간을 만끽했다. 그리고 우리가 받아든 벅찬 성과, 세계종합 10위.

 

그들의 일기, 마지막 장: 대한민국 행 비행기 안에서

제작비용 보고서 3위, 프레젠테이션 11위, 가속력, 9위, 전체종합10위라는 놀라운 결과를 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1년 동안 땀과 열정을 바쳐 온 프로젝트가 끝난 이 순간, 우리의 마음속엔 왠지 모를 아쉬움이 생긴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쉬움일랑은 저 가슴 한편에 묻어두고, 우리를 지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결실을 바탕으로 후배들이 마음껏 차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자동차를 사랑하는 우리와 같은 이들에게 F-SAE는 수식 하나와 며칠간 싸움을 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많은 후배들이 우리가 느낀 충격과 감동을 경험해서 곧 우리 KORA, 국민대학교,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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