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글로벌 포커스] 한·중·일 대화 프레임 재구축 / 이원덕(일본학과) 교수

 

 

최근 동북아 전략 환경을 고려할 때 한국은 한·중·일 3국의 대화 협력 프레임 재구축을 위해 시동을 걸어야 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중국과의 협력을 병행 추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배경과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미·중 전략 경쟁이 구조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거론되면서 미·중 사이의 세력권 정치에 관한 암묵의 합의가 이뤄졌다. 대만 문제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강공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미·중 전략 경쟁이 안보, 기술, 무역, 공급망으로 확대되면서 한·일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둘째, 중·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의 외교 공간은 좁아지고 있다. 대만해협 문제로 불거진 중·일 갈등이 인적 교류, 희토류, 해양안보 마찰 등으로 일층 확대되고 있다. 한국이 선제적으로 한·중·일 대화 협력의 틀을 제시하면 선택 강요를 줄이고 조정자 역할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북·중·러 밀착은 한국 안보에 부담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고, 북·러 군사 밀착이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방문해 북·중 전략적 연대가 확인됐다. 적대적 2국가론을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전략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넷째,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핵심광물 등 경제안보 이슈가 첨예하게 떠오르고 있다. 한·중·일은 세계 제조업 가치사슬의 핵심 국가로 3국 간 협력은 공급망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세 나라는 공히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필요로 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는 인구의 저출산·고령화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3국 모두 디지털 경제, 친환경 산업, 바이오, 에너지 전환 등 미래산업에서 공동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보호무역과 블록화가 심화하고 있다. 동북아는 세계에서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지만 제도화된 협력은 가장 약한 지역이다. 세계 GDP의 22%로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한·중·일 3국이 공동 대응할 경우 영향력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 한국은 한·미·일 협력과 한·중·일 협력을 상호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구조로 발전시키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국이 한·중·일 협력을 주도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중·일 협력 프레임은 이미 제도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 완전히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를 다시 작동시키는 문제다. 정부 간 공식 대화가 부담스러울 때는 1.5 트랙 혹은 2.0 트랙이 현실적이다. 구성은 정부의 전직 인사, 국책연구기관, 대학 및 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1.5 트랙 혹은 2.0 트랙의 장점은 정부가 공식 입장을 부담 없이 탐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민감한 현안은 ‘합의’보다 ‘인식 확인’을 목표로 하면 된다. 정부가 직접 나서기 어려울 때 협력의 불씨를 살리는 장치가 된다.

 

가칭 ‘한·중·일 전략대화 포럼’을 연 2회 정도로 하여 서울·베이징·도쿄 순환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결과물은 공동 보고서나 정책 제언서로 발표하면 좋을 것이다.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은 서울에 있고 이는 중요한 외교 자산이다. 한국은 TCS를 동북아 협력 플랫폼으로 키워갈 필요가 있다. 한국은 한·미·일 협력을 안보축으로 유지하되 한·중·일 협력은 포용적 지역 협력으로 삼음으로써 중국의 경계심을 낮추고 일본에도 참여 명분을 줄 수 있다. 한국은 ‘중재자’보다 ‘의제 설정자’가 돼야 한다. 중·일 갈등 자체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기보다 모두가 거부하기 어려운 의제를 제시하는 데서 한·중·일 협력의 프레임을 짜나가야 한다.
 

[글로벌 포커스] 한·중·일 대화 프레임 재구축 / 이원덕(일본학과) 교수

 

 

최근 동북아 전략 환경을 고려할 때 한국은 한·중·일 3국의 대화 협력 프레임 재구축을 위해 시동을 걸어야 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중국과의 협력을 병행 추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배경과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미·중 전략 경쟁이 구조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거론되면서 미·중 사이의 세력권 정치에 관한 암묵의 합의가 이뤄졌다. 대만 문제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강공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미·중 전략 경쟁이 안보, 기술, 무역, 공급망으로 확대되면서 한·일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둘째, 중·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의 외교 공간은 좁아지고 있다. 대만해협 문제로 불거진 중·일 갈등이 인적 교류, 희토류, 해양안보 마찰 등으로 일층 확대되고 있다. 한국이 선제적으로 한·중·일 대화 협력의 틀을 제시하면 선택 강요를 줄이고 조정자 역할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북·중·러 밀착은 한국 안보에 부담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고, 북·러 군사 밀착이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방문해 북·중 전략적 연대가 확인됐다. 적대적 2국가론을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전략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넷째,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핵심광물 등 경제안보 이슈가 첨예하게 떠오르고 있다. 한·중·일은 세계 제조업 가치사슬의 핵심 국가로 3국 간 협력은 공급망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세 나라는 공히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필요로 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는 인구의 저출산·고령화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3국 모두 디지털 경제, 친환경 산업, 바이오, 에너지 전환 등 미래산업에서 공동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보호무역과 블록화가 심화하고 있다. 동북아는 세계에서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지만 제도화된 협력은 가장 약한 지역이다. 세계 GDP의 22%로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한·중·일 3국이 공동 대응할 경우 영향력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 한국은 한·미·일 협력과 한·중·일 협력을 상호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구조로 발전시키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국이 한·중·일 협력을 주도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중·일 협력 프레임은 이미 제도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 완전히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를 다시 작동시키는 문제다. 정부 간 공식 대화가 부담스러울 때는 1.5 트랙 혹은 2.0 트랙이 현실적이다. 구성은 정부의 전직 인사, 국책연구기관, 대학 및 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1.5 트랙 혹은 2.0 트랙의 장점은 정부가 공식 입장을 부담 없이 탐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민감한 현안은 ‘합의’보다 ‘인식 확인’을 목표로 하면 된다. 정부가 직접 나서기 어려울 때 협력의 불씨를 살리는 장치가 된다.

 

가칭 ‘한·중·일 전략대화 포럼’을 연 2회 정도로 하여 서울·베이징·도쿄 순환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결과물은 공동 보고서나 정책 제언서로 발표하면 좋을 것이다.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은 서울에 있고 이는 중요한 외교 자산이다. 한국은 TCS를 동북아 협력 플랫폼으로 키워갈 필요가 있다. 한국은 한·미·일 협력을 안보축으로 유지하되 한·중·일 협력은 포용적 지역 협력으로 삼음으로써 중국의 경계심을 낮추고 일본에도 참여 명분을 줄 수 있다. 한국은 ‘중재자’보다 ‘의제 설정자’가 돼야 한다. 중·일 갈등 자체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기보다 모두가 거부하기 어려운 의제를 제시하는 데서 한·중·일 협력의 프레임을 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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