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글로벌포커스] 중견국 연대의 허상 / 란코프(교양대학) 교수
- 26.06.24 / 정이슬
란코프 교수.jpg
각국 처한 안보상황 다르고
수십년간 태평성대에 익숙
中의 대만·센카쿠 침공에
총 들 한국인 얼마나 될까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주지하는 바와 같이 오늘날 국제질서와 동맹 구조는 전례 없는 혼란에 빠졌다. 미국의 고립주의 고조로 인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동맹 구조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맹은 신뢰가 핵심인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MAGA 세력이 동맹 공약을 지킬 의지가 의심스러워서 동맹에 대한 신뢰감은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지금 미국의 동맹국으로 지내온 중견국 대부분은 이 위험한 상황을 보면서 대안을 열심히 궁리하고 있는데,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얼마 전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제안한 중견국 연대이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동맹공약을 포기해도 중견국가들이 자신의 이익과 안보를 같이 지킬 의지가 있어서 단결한다면, 위험해지는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듣기 좋은 대안이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연대'는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 두 가지 있다. 중견국가들이 직면한 안보 도전은 나라별, 지역별로 사뭇 다르다. 예를 들면 중부 유럽의 중견국들은 러시아와의 대립을 중요한 핵심 도전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아시아의 중견국 대부분은 중국의 부상을 제일 큰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중동의 중견국들은 보다 더 복잡한데, 이스라엘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들도, 이란을 위협으로 생각하는 나라들도,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들도 있다.
흥미롭게도 중견국 연대론을 제안한 캐나다는 현 단계에서 안보상 위협이 없는 나라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에서 일본이나 베트남이 중국과 충돌하게 될 경우 폴란드나 독일이 파병할까? 아니면 멀고 먼 나라들이 유럽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이유 때문에 싸운다고 판단하고, 참전하는 대신에 여전히 중국과 경제협력을 발전시키려 노력할까? 역사적 경험과 오늘날의 세계 상황을 감안하면 후자가 전자보다 가능성이 훨씬 높다.
두 번째 장애물은 오늘날 중견 민주국가들의 사회적 특징이다. 민주국가 대부분은 수십 년 동안 평화스럽게 살아와서, 힘을 사용하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물론 이들 나라는 타국과의 심한 충돌에 흡수된다면, 자위를 위해 싸울 의지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확실한 것이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국이 침공당할 경우 나라를 위해 싸우고 싶은 영국 청년들의 비율은 10%뿐이었다. 자국을 위해 싸울 의지도 이렇게 낮은데, 먼 나라를 위해 싸울 의지는 어느 정도일까? 가설적으로 말하면 중국이 대만 합방을 시도하다가 일본의 센카쿠 열도를 침공할 경우, 센카쿠 섬들을 지키기 위해서 핵을 보유한 초강대국 중국과 전투 태세에 들어갈 생각이 있는 한국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있을까?
물론 한국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중국과의 대립이 아니더라도 핵보유국 북한과 전쟁이 생기고, 북한이 1950년 여름에 완성하지 못했던 적화통일을 다시 시도할 경우, 언제든지 북한 핵 미사일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일본이나 대만은 대한민국을 구조하려 싸울 의지가 있을까?
중견국 연대는 100~150년 전에 현실성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사회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각 가정은 자녀들이 많았고, 학교에서 민족주의가 강한 교육을 실시한 것은 그 이유 중 하나이다. 둘째로, 당시의 전쟁은 군인들만 싸우고, 후방의 양민들은 전쟁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셋째로, 당시에 동맹을 만든 중견국 대부분은 연대성이 아주 강했다.
그래서 유감스러운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오늘날 안보 위기는 현실이지만, 중견국 연대 구조의 형성을 한국을 비롯한 중견 민주국가의 안보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 [글로벌포커스] 중견국 연대의 허상 / 란코프(교양대학)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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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처한 안보상황 다르고
주지하는 바와 같이 오늘날 국제질서와 동맹 구조는 전례 없는 혼란에 빠졌다. 미국의 고립주의 고조로 인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동맹 구조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맹은 신뢰가 핵심인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MAGA 세력이 동맹 공약을 지킬 의지가 의심스러워서 동맹에 대한 신뢰감은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지금 미국의 동맹국으로 지내온 중견국 대부분은 이 위험한 상황을 보면서 대안을 열심히 궁리하고 있는데,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얼마 전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제안한 중견국 연대이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동맹공약을 포기해도 중견국가들이 자신의 이익과 안보를 같이 지킬 의지가 있어서 단결한다면, 위험해지는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듣기 좋은 대안이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연대'는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 두 가지 있다. 중견국가들이 직면한 안보 도전은 나라별, 지역별로 사뭇 다르다. 예를 들면 중부 유럽의 중견국들은 러시아와의 대립을 중요한 핵심 도전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아시아의 중견국 대부분은 중국의 부상을 제일 큰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중동의 중견국들은 보다 더 복잡한데, 이스라엘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들도, 이란을 위협으로 생각하는 나라들도,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들도 있다.
흥미롭게도 중견국 연대론을 제안한 캐나다는 현 단계에서 안보상 위협이 없는 나라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에서 일본이나 베트남이 중국과 충돌하게 될 경우 폴란드나 독일이 파병할까? 아니면 멀고 먼 나라들이 유럽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이유 때문에 싸운다고 판단하고, 참전하는 대신에 여전히 중국과 경제협력을 발전시키려 노력할까? 역사적 경험과 오늘날의 세계 상황을 감안하면 후자가 전자보다 가능성이 훨씬 높다.
두 번째 장애물은 오늘날 중견 민주국가들의 사회적 특징이다. 민주국가 대부분은 수십 년 동안 평화스럽게 살아와서, 힘을 사용하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물론 이들 나라는 타국과의 심한 충돌에 흡수된다면, 자위를 위해 싸울 의지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확실한 것이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국이 침공당할 경우 나라를 위해 싸우고 싶은 영국 청년들의 비율은 10%뿐이었다. 자국을 위해 싸울 의지도 이렇게 낮은데, 먼 나라를 위해 싸울 의지는 어느 정도일까? 가설적으로 말하면 중국이 대만 합방을 시도하다가 일본의 센카쿠 열도를 침공할 경우, 센카쿠 섬들을 지키기 위해서 핵을 보유한 초강대국 중국과 전투 태세에 들어갈 생각이 있는 한국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있을까?
물론 한국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중국과의 대립이 아니더라도 핵보유국 북한과 전쟁이 생기고, 북한이 1950년 여름에 완성하지 못했던 적화통일을 다시 시도할 경우, 언제든지 북한 핵 미사일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일본이나 대만은 대한민국을 구조하려 싸울 의지가 있을까?
중견국 연대는 100~150년 전에 현실성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사회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각 가정은 자녀들이 많았고, 학교에서 민족주의가 강한 교육을 실시한 것은 그 이유 중 하나이다. 둘째로, 당시의 전쟁은 군인들만 싸우고, 후방의 양민들은 전쟁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셋째로, 당시에 동맹을 만든 중견국 대부분은 연대성이 아주 강했다.
그래서 유감스러운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오늘날 안보 위기는 현실이지만, 중견국 연대 구조의 형성을 한국을 비롯한 중견 민주국가의 안보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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