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토크人] 디자이너 김민식(디자인대학원 시각디자인전공)

  • 10.04.15 / 이나래

미안한 말이지만, 디자인과 시각 장애인은 그다지 큰 연결고리가 없는 듯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김민식,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신한카드 공모전에서 시각 장애인을 배려한 '아이콘 카드'로 대상을 수상 했으며, 현재도 시각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 공부에 한창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봄 햇살이 내리쬐는 따뜻한 날씨에 마음까지 따뜻한 그를 만났다.

 

신한카드 공모전에서 ‘아이콘 카드’로 대상을 수상했다. ‘아이콘 카드’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좀 해 달라.

: 아이콘(eye’con)카드’는 눈을 의미하는 ‘아이(eye)’와 ‘아이콘(icon)’의 합성어로 일반인들에게는 눈으로 보는 아이콘, 시각 장애인에게는 눈을 대신해 촉각으로 느낄 수 있는 아이콘을 의미한다. 실제로 카드의 각종 서비스가 양각의 아이콘(icon) 형태로 디자인 되었다.


아이콘 뿐 아니라 카드의 컬러도 눈에 띈다.

: 국내에 50만 명의 시각 장애인들이 있다. 시각 장애의 요소는 후천적 요소가 95%에 달한다. 전혀 안 보이는 안맹자는 10%도 안 된다. 대부분 흐리게나마 형상을 감지하는데, 실제로 그들이 여러 개의 카드 중 쓰고 싶은 카드를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에 대해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더라. 그래서 검은 카드 바탕에 주목성과 명시성이 높은 노랑 아이콘을 넣고, 카드 테두리에 노랑 발광 염료를 써서 필요할 때 카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시각 장애인과 디자인은 쉽게 엮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접근 방식이 독특한데 어떤 계기로 인해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었나?

: 버스를 타는데 시각 장애인 분이 카드 단말기의 접촉부를 못 찾아서 헤매고 계신 모습을 봤다. ‘디자이너가 시각 장애인의 이런 어려움을 해결 해 줄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시각 장애인과 관련한 논문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 시각 장애인을 위해 디자인 된 제품들은 있지만, 그들을 위해 디자인이 시스템 적으로 구축된 사례는 거의 없다. 나는 기존의 점자 블록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 블록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논문을 쓰고 있다. 하루 종일 눈을 감고 다녀봤다. 점자 블록은 점자와 선으로만 이루어져서 불편한 점이 많더라. 설치가 제대로 안 된 곳도 많고, 시각 장애인들이 길을 가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 같아 점자 블록의 통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논문으로 쓰게 되었다. 논문은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 '아이비씨 브랜드 연구소(www.ibici.net)'를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 CI(Corporate Identity-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작업)회사에 7년을 근무 했다. 그 때 했던 일 들을 토대로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브랜드라는 개념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연구소를 운영하게 되었다. www.ibici.net는 개인 블로그 형식으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작업들, 그 동안 내가 작업했던 디자인들이나 디자인 매거진에 연재했던 컬럼들, 디자인 관련한 많은 내용들을 올려놓고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것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데 힘들지 않나?

: 힘들다. 하지만 많은 대학원생들이 학업과 일을 병행하기 때문에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신 많은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그만큼 배울 점도 많다. 

 


공모전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자신만의 수상 노하우라도 있는 것인가?

: 노하우라기보다는 많은 ‘사전 조사’와 ‘살아있는 조사’가 좋은 결과를 냈던 것 같다. 일상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평소에 떠올렸던 아이디어들을 잘 축적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또, 궁금한 부분이 생겼을 때 웹상에서 조사를 하기 보다는 전문가와 그 분야에 관련된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이 좋다. 그들에게서 가장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의 소스, 영감은 어디서 얻나?

책을 많이 본다. 트렌드를 읽어야 새로운 디자인을 할 수 있다. 뭐든지 관심 있게 보는 습관이 있고,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면서 새로운 것들을 마주했을 때 사진으로 기록을 해 둔다. 시간적 여유가 되면 여행을 가는데, 여행을 통해서도 디자인적 소스를 얻기도 한다. 여행은 휴식인 동시에 일의 연장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

: 시각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대학원을 마치면 유학을 가서 공부를 더 할 생각이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후에 내가 배운 것들을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다.


공부 욕심이 많은가보다.

: 남을 가르치는 것에 목표를 두니 내가 더 많이 배워야겠더라. 내가 부족하면 남을 어떻게 가르치겠나.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 학창 시절에 있어서 ‘도전’과 ‘경험’이 중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도전과 경험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뭐든지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어려운 일도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룰 수 있다.

 

[국민토크人] 디자이너 김민식(디자인대학원 시각디자인전공)

미안한 말이지만, 디자인과 시각 장애인은 그다지 큰 연결고리가 없는 듯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김민식,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신한카드 공모전에서 시각 장애인을 배려한 '아이콘 카드'로 대상을 수상 했으며, 현재도 시각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 공부에 한창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봄 햇살이 내리쬐는 따뜻한 날씨에 마음까지 따뜻한 그를 만났다.

 

신한카드 공모전에서 ‘아이콘 카드’로 대상을 수상했다. ‘아이콘 카드’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좀 해 달라.

: 아이콘(eye’con)카드’는 눈을 의미하는 ‘아이(eye)’와 ‘아이콘(icon)’의 합성어로 일반인들에게는 눈으로 보는 아이콘, 시각 장애인에게는 눈을 대신해 촉각으로 느낄 수 있는 아이콘을 의미한다. 실제로 카드의 각종 서비스가 양각의 아이콘(icon) 형태로 디자인 되었다.


아이콘 뿐 아니라 카드의 컬러도 눈에 띈다.

: 국내에 50만 명의 시각 장애인들이 있다. 시각 장애의 요소는 후천적 요소가 95%에 달한다. 전혀 안 보이는 안맹자는 10%도 안 된다. 대부분 흐리게나마 형상을 감지하는데, 실제로 그들이 여러 개의 카드 중 쓰고 싶은 카드를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에 대해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더라. 그래서 검은 카드 바탕에 주목성과 명시성이 높은 노랑 아이콘을 넣고, 카드 테두리에 노랑 발광 염료를 써서 필요할 때 카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시각 장애인과 디자인은 쉽게 엮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접근 방식이 독특한데 어떤 계기로 인해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었나?

: 버스를 타는데 시각 장애인 분이 카드 단말기의 접촉부를 못 찾아서 헤매고 계신 모습을 봤다. ‘디자이너가 시각 장애인의 이런 어려움을 해결 해 줄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시각 장애인과 관련한 논문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 시각 장애인을 위해 디자인 된 제품들은 있지만, 그들을 위해 디자인이 시스템 적으로 구축된 사례는 거의 없다. 나는 기존의 점자 블록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 블록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논문을 쓰고 있다. 하루 종일 눈을 감고 다녀봤다. 점자 블록은 점자와 선으로만 이루어져서 불편한 점이 많더라. 설치가 제대로 안 된 곳도 많고, 시각 장애인들이 길을 가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 같아 점자 블록의 통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논문으로 쓰게 되었다. 논문은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 '아이비씨 브랜드 연구소(www.ibici.net)'를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 CI(Corporate Identity-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작업)회사에 7년을 근무 했다. 그 때 했던 일 들을 토대로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브랜드라는 개념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연구소를 운영하게 되었다. www.ibici.net는 개인 블로그 형식으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작업들, 그 동안 내가 작업했던 디자인들이나 디자인 매거진에 연재했던 컬럼들, 디자인 관련한 많은 내용들을 올려놓고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것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데 힘들지 않나?

: 힘들다. 하지만 많은 대학원생들이 학업과 일을 병행하기 때문에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신 많은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그만큼 배울 점도 많다. 

 


공모전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자신만의 수상 노하우라도 있는 것인가?

: 노하우라기보다는 많은 ‘사전 조사’와 ‘살아있는 조사’가 좋은 결과를 냈던 것 같다. 일상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평소에 떠올렸던 아이디어들을 잘 축적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또, 궁금한 부분이 생겼을 때 웹상에서 조사를 하기 보다는 전문가와 그 분야에 관련된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이 좋다. 그들에게서 가장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의 소스, 영감은 어디서 얻나?

책을 많이 본다. 트렌드를 읽어야 새로운 디자인을 할 수 있다. 뭐든지 관심 있게 보는 습관이 있고,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면서 새로운 것들을 마주했을 때 사진으로 기록을 해 둔다. 시간적 여유가 되면 여행을 가는데, 여행을 통해서도 디자인적 소스를 얻기도 한다. 여행은 휴식인 동시에 일의 연장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

: 시각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대학원을 마치면 유학을 가서 공부를 더 할 생각이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후에 내가 배운 것들을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다.


공부 욕심이 많은가보다.

: 남을 가르치는 것에 목표를 두니 내가 더 많이 배워야겠더라. 내가 부족하면 남을 어떻게 가르치겠나.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 학창 시절에 있어서 ‘도전’과 ‘경험’이 중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도전과 경험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뭐든지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어려운 일도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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