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대웹진unik-스페셜]IDP홍보관 김정훈

  • 11.05.20 / 박채형

uniK : 대학 3학년 겨울 방학이던 2004년 당시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토론 수업에서 갖게 된 의문에 대한 대답을 주한미국 대사, 한미연합 사령관,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쓰셨는데, 어떻게 편지를 쓰셨기에 평범한 대학생의 신분으로 세 사람을 다 만날 수 있었던 건가요?
김정훈 : 편지 내용은 특별하지 않았어요. 한 분당 세 장씩 써 보냈는데 일단 내가 누구란 걸 잘 밝히고 이라크 파병과 같은 중요한 이슈에 대한 대학생들의 토론이 너무 단순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고 싶으니 잠깐만 시간을 내어달라고 썼죠. 해당 분야에 가장 높은 정책 결정자들이잖아요? 학생답지 않게 상당히 예의 바르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제가 편지를 잘 써서 그랬다기 보다, 일단 저를 만나준 분들이 가진 어떤 품성 문제인 것 같아요.
 
uniK : 그래서 원하는 답을 다 들으셨나요?
김정훈 : 사실 저는 국제적인 외교나 정치 같은 분야를 당시로선 잘 몰랐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더라도 충분한 답이 되었을 텐데,(웃음) 예상 외로 굉장히 오랫동안 말씀을 해주셔서 충분함을 넘어 아주 많은 걸 얻게 되었죠.
 
uniK : 현재 재직 중인 국제개발파트너십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곳인가요?
김정훈 : 국제개발기구라고도 하는데, 정식 명칭은 국제개발파트너십이고 영문 약자로는 IDP(International Development Partnership)라고 하죠. UN에서 현재 추진 중인 MDGs(새천년 개발목표)라는 총 8가지의 목표가 있어요. 현재 UN에서 하는 가장 큰 캠페인이죠. 그걸 2015년까지 달성하고자 계획하고 있고, IDP는 그걸 지원하는 기구예요. MDGs 중의 하나인 ‘빈곤의 퇴치’라는 문제는 사실 어디에 얼마의 금액을 기부하고 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부터가 필요해요. ‘세계 어느 나라에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죠. 또 저희 기구에서는 국제개발포럼이라는 것을 매년 개최해요. 선진국과 신흥국이 개도국에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지원해 나갈 수 있을지, 서로 경제 협력을 해 나갈 수 있을지 논의하는 포럼을 개최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예요.





 
uniK : 원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홍보기획관으로 계셨었는데요. 새롭게 IDP의 홍보관으로 합류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김정훈 : 대학 때부터 공공외교, 즉 Public Deplomency라 해서 공적개발원조(ODA)를 주로 담당하는 업무에 관심이 있었어요. 공공외교란 것은 가장 대표적으로 ODA 활동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즉 해외 원조, 우리나라가 개도국과 같이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들을 도와줌으로 인해 그 나라가 차후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좋게 맺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죠. 일례로 중국이 공공외교를 굉장히 잘 하는 나라예요. 1960년대부터 아프리카에 엄청난 원조를 해왔고 그래서 지금 아프리카에서 나는 중요한 광물 자원들, 석유, 건설 인프라 등을 중국이 많이 확보하고 있죠. 미래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자원과 인적 자원이에요. 그렇게 봤을 때 지금 현재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와 같은 개도국들이 경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들이란 말이죠. 그런 나라들을 상대로 하는 외교를 공공외교라 해요. IDP는 KOICA에서와 달리 우리나라 정부라는 틀에서 다소 벗어나, 공적개발원조 자체를 국민에게 알리고 좀 더 잘 될 수 있도록 민간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합류하게 됐죠.
 
uniK : 어느 기사에서 향후 20년까지 6개월씩의 단기 목표들을 이미 다 세워두셨다고 본 것 같아요. 목표들을 예정대로 이뤄오셨나요? 또 그렇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시게 된 계기는요?
김정훈 : 지금까지는 거의 대부분 계획해왔던 대로 해왔던 거 같아요. 계기는 먹고 살려고?(웃음) 그냥 저희 꿈이 있으니까, 그 과정을 역으로 생각해서 계획을 짜는 거죠. 만약 어떤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싶으면 대통령 전에는 유력한 당의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하잖아요? 또 그런 후보가 되려면 그 전에 한 자리 하고 있어야 하고요. 서울 시장이나, 도지사나… 그 전엔 또 국회의원이 되어야 할 테고요. 이런 식으로 역으로 생각해 구체적으로 짜놓은 플랜에 따라 움직인다는 거예요.
 
uniK : 대학 시절에는 한국대학생정치외교연구회를 설립, ‘한국 젊은 세대가 말하는 상호 긍정적인한미관계 방안’이라는 주제로 국제적인 회의를 개최하기도 하셨습니다.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마크 민튼 주한미국 대리대사, 스티브 앤더슨 미 육군준장, 폴 길머 미 국무부 참사관 등 양국을 대표하는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큰 규모의 국제회의를 개최하시면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수확은 무엇이었나요?
김정훈 : 개인적으로는 신문에 크게 보도도 되고 그러니까 내가 누굴 만나기도 편해지는 등 얻은 것이 많았구요. 당시 대학생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정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보고, 실제 정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에 대한 피드백을 주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요.





uniK : <세계의 리더와 어깨를 맞대라>는 자전 에세이에 따르면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까지는 무척 소극적인 성격이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이렇게 쟁쟁한 분들을 대학생들이 주최하는 학회에 초청할 수가 있었나요?
김정훈 : 지금도 적극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성격이에요. 성격 자체는 바뀌기 힘든 게, 저는 원래 사람들 많이 만나는 것 별로 안 좋아해요. 조용히 혼자 책 보는 걸 좋아하는데 내 꿈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그런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려면 ‘간절함’이 있어야 해요. 제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한가하게 ‘찔러나 보고 안 되면 말지’ 하는 식으로 하지 않았어요. 누가 나를 만나자 하면 그 사람이 나에게 맞춰야겠지만, 내가 만나자고 먼저 요청한 사람에게는 ‘새벽 2시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네?” 하고 놀라는 게 아니라 “네!” 하며 달려나갔단 말이에요. 이 사람이 진짜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구나, 이런 마음을 들게끔 하는 거에요. 진짜 이 사람이 이 일을 이루고 싶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해야 뭔가 되는 거죠.   
 
uniK : 반기문 UN 사무총장과의 인연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네요. 반 총장께서 외교통상부 장관이던 시절에 처음 만나 이메일로 친분을 유지하셨다고 들었는데요. 가까이서 지켜 본 반기문 총장님은 어떤 분인가요?
김정훈 : 반기문 장관님과 어떤 행사에서 만나 얘길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메일 주소를 여쭙고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을 보내주셨어요. 반 장관님이 친절히 직접 써주신 답장을 받고 보니 오히려 ‘딱히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장관 정도의 공직자가 한 평범한 대학생에게 이렇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줄 정도라면 이 사람에게 배울 것은 다 배운 거 같은 기분이었죠. 그런데 당시 김선일 씨 사건으로, 취임하신 지 얼마 안 되어서 사퇴한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이런 정도의 마인드인 사람이면 정말 훌륭한 리더라는 생각으로, ‘사퇴하지 마시라’고 또 메일을 보냈죠. 그 편지로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해서 정식으로 만나 뵙게 되었죠. 반 총장님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선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만나봤던 사람 중 가장 겸손하신 것 같아요.





uniK :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직접 만나서 ‘자신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셨잖아요? 그 답으로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일해보라’는 조언을 들으셨고 정말 2년 후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셨는데요. 대선 캠프로 들어갈 당시 서울 시청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일자리를 버리는 데 따르는 갈등은 없으셨나요?
김정훈 : 그런 고민은 전혀 없었어요.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는 생각으로 매우 신나는 기분이었어요. 전 어디 들어가서 안정된 월급이 나오니까 행복하고,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았어요. 일단 대선 캠프에서 맡은 일이 공보, 언론을 담당하는 일이어서 기자들을 많이 만났어요. 기자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니 어떤 이슈에 대해 아주 집중해서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또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일이었으니까 그런 것들이 저의 자산이 되었던 것 같아요.
 
uniK : 대선 캠프에서 대통령인수위원회까지 총 2년을 있으시다가 향후 진로를 정하기에 앞서 약 8개월 가량을 몸을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셨다면서요?
김정훈 :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없어서 시간이 날 때 해본 거예요. 저희 집이 편의점을 해서 부모님을 도와 드려야 하니까 대학 때 다른 걸 못 해봤거든요. 진짜 힘든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저는 호텔에서 주로 접시 닦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웃음) 거기 아주머니들이 많으시잖아요? 엄마 뻘의 연세가 되시는 분들인데, 사실 부모들은 자식들한테 고민을 많이 이야기하지 않잖아요? 그저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를 원하는 이런 정도인데, 실제로는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고민들이 가득하죠. 돈에 대한 고민부터 해서… 누군가의 삶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는 거구나 하는 것을 진짜 많이 느꼈죠. 점심 시간에 직장인들이 와서 식판에 밥 받아 먹고 난 뒤에, 또 나 같은 사람이 식판을 닦고 있는 거니까, 우리가 생활 속에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곳에서 굉장히 고생하면서 이 사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런 걸 많이 느꼈죠.
 
uniK : 이러한 특이한 경험들을 대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김정훈 : 그러고 싶진 않아요. 정말 강조하고 싶은 건 자기의 확실한 꿈을 찾아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나갔으면 좋겠어요. 살다 보면 힘든 일이 많잖아요? 진짜 돈이 없을 때도 있고, 취직이 안 돼서 몇 년 놀아야 될 때도 있고 많겠죠. 진짜 자기 꿈에 확신이 있다면 그런 어려움에 넘어지지 말고 정진했으면 좋겠어요. 또 환경에 얽매여서는 안돼요. 수능이 좀 덜 나와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대학을 간 경우가 있잖아요? 꼭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학과를 나와야지만 취직을 할 거 같으면 뭐 재수도 하고 삼수도 하고 편입도 하면 좋겠죠.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자기 꿈만 확실하면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 일분 일초가 아까운 거예요. 전공이 안 맞으면 4년 동안 일단 학교 열심히 잘 다녀서 졸업 잘 하고 사회 나와서 진짜 적성에 맞는 일을 찾으면 되잖아요? 어떻게 인생을 자기 입맛대로만 살 수 있겠어요?





uniK : 그럼 홍보관 님께서는 ‘아 더러운 세상!’ 하면서 좌절해 본 경험이 없으신가요?
김정훈 : 저는 정말 없어요. 세상은 공평하다고 봐요. 제가 에티오피아에서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한 아이에게 ‘너 꿈이 있니?’하고 물었더니 정말 구체적인 꿈이 있더라구요. 경제학 박사가 되어서 자기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 아이의 꿈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더 낫게 살아볼까 하는 생존의 의지가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불공평하게 볼 거 없다는 생각을 해요. 자기가 노력하는 만큼 세상은 달라지는 거니까요.
 
uniK : 대통령 인수위 이후 지금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와 향후의 꿈은 무엇인가요?
김정훈 : 제 꿈이 뭔지는 말씀 못 드리지만, 공공외교 분야에는 줄곧 관심이 있었고 일해보고 싶었어요. 정말로 인류 보편적인 문제들. 빈곤이라든지, 누구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죠. 지구가 망할 때까지 해결이 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하니까요.  
 
uniK : 국제적인 공공외교 분야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김정훈 : 국제 이슈에 관심을 갖고 신문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넷이나 TV에서 보는 뉴스와는 또 다르고, 정보의 양에 있어 신문이 월등하다고 봐요. 그렇게 되면 여론 몰이에 가려지는 반대쪽의 입장까지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니 세상의 눈을 보는 눈이 다양해지거든요. 또 기본적으로 스펙 쌓기의 개념이 아니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겠죠. 유학 다닌다고 헛돈 쓰지 말고, 집에서 보캐뷸러리 책 하나 사서 미친 듯이 외우기만 해도 잘 할 수 있어요. 찾는 사람이 길을 찾게 되어 있거든요.
 


[IDP 김정훈 홍보관 프로필]
 
2005~2006 서울특별시 홍보정책담당
2007~2008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대 최연소 언론담당
2009 중국사막화방지사업 한국정부대표단 최연소 홍보관
2008~2010 외교통상부 산하 KOICA 홍보관 기획단장/보좌역(최연소)
2009~2010 정부 대외원조(ODA)홍보단 최연소 기획단장
          저서 <세계의 리더와 어깨를 맞대라(21세기북스)>
          * 2009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
2010 G20 개발의제포럼(Bridge포럼) 최연소 기획단장
2011~(현) 국제개발파트너십(UN MDGs 지원) 홍보기획관
          조선일보 '대한민국 영리더 1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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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uniK 웹진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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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웹진unik-스페셜]IDP홍보관 김정훈

uniK : 대학 3학년 겨울 방학이던 2004년 당시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토론 수업에서 갖게 된 의문에 대한 대답을 주한미국 대사, 한미연합 사령관,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쓰셨는데, 어떻게 편지를 쓰셨기에 평범한 대학생의 신분으로 세 사람을 다 만날 수 있었던 건가요?
김정훈 : 편지 내용은 특별하지 않았어요. 한 분당 세 장씩 써 보냈는데 일단 내가 누구란 걸 잘 밝히고 이라크 파병과 같은 중요한 이슈에 대한 대학생들의 토론이 너무 단순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고 싶으니 잠깐만 시간을 내어달라고 썼죠. 해당 분야에 가장 높은 정책 결정자들이잖아요? 학생답지 않게 상당히 예의 바르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제가 편지를 잘 써서 그랬다기 보다, 일단 저를 만나준 분들이 가진 어떤 품성 문제인 것 같아요.
 
uniK : 그래서 원하는 답을 다 들으셨나요?
김정훈 : 사실 저는 국제적인 외교나 정치 같은 분야를 당시로선 잘 몰랐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더라도 충분한 답이 되었을 텐데,(웃음) 예상 외로 굉장히 오랫동안 말씀을 해주셔서 충분함을 넘어 아주 많은 걸 얻게 되었죠.
 
uniK : 현재 재직 중인 국제개발파트너십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곳인가요?
김정훈 : 국제개발기구라고도 하는데, 정식 명칭은 국제개발파트너십이고 영문 약자로는 IDP(International Development Partnership)라고 하죠. UN에서 현재 추진 중인 MDGs(새천년 개발목표)라는 총 8가지의 목표가 있어요. 현재 UN에서 하는 가장 큰 캠페인이죠. 그걸 2015년까지 달성하고자 계획하고 있고, IDP는 그걸 지원하는 기구예요. MDGs 중의 하나인 ‘빈곤의 퇴치’라는 문제는 사실 어디에 얼마의 금액을 기부하고 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부터가 필요해요. ‘세계 어느 나라에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죠. 또 저희 기구에서는 국제개발포럼이라는 것을 매년 개최해요. 선진국과 신흥국이 개도국에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지원해 나갈 수 있을지, 서로 경제 협력을 해 나갈 수 있을지 논의하는 포럼을 개최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예요.





 
uniK : 원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홍보기획관으로 계셨었는데요. 새롭게 IDP의 홍보관으로 합류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김정훈 : 대학 때부터 공공외교, 즉 Public Deplomency라 해서 공적개발원조(ODA)를 주로 담당하는 업무에 관심이 있었어요. 공공외교란 것은 가장 대표적으로 ODA 활동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즉 해외 원조, 우리나라가 개도국과 같이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들을 도와줌으로 인해 그 나라가 차후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좋게 맺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죠. 일례로 중국이 공공외교를 굉장히 잘 하는 나라예요. 1960년대부터 아프리카에 엄청난 원조를 해왔고 그래서 지금 아프리카에서 나는 중요한 광물 자원들, 석유, 건설 인프라 등을 중국이 많이 확보하고 있죠. 미래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자원과 인적 자원이에요. 그렇게 봤을 때 지금 현재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와 같은 개도국들이 경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들이란 말이죠. 그런 나라들을 상대로 하는 외교를 공공외교라 해요. IDP는 KOICA에서와 달리 우리나라 정부라는 틀에서 다소 벗어나, 공적개발원조 자체를 국민에게 알리고 좀 더 잘 될 수 있도록 민간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합류하게 됐죠.
 
uniK : 어느 기사에서 향후 20년까지 6개월씩의 단기 목표들을 이미 다 세워두셨다고 본 것 같아요. 목표들을 예정대로 이뤄오셨나요? 또 그렇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시게 된 계기는요?
김정훈 : 지금까지는 거의 대부분 계획해왔던 대로 해왔던 거 같아요. 계기는 먹고 살려고?(웃음) 그냥 저희 꿈이 있으니까, 그 과정을 역으로 생각해서 계획을 짜는 거죠. 만약 어떤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싶으면 대통령 전에는 유력한 당의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하잖아요? 또 그런 후보가 되려면 그 전에 한 자리 하고 있어야 하고요. 서울 시장이나, 도지사나… 그 전엔 또 국회의원이 되어야 할 테고요. 이런 식으로 역으로 생각해 구체적으로 짜놓은 플랜에 따라 움직인다는 거예요.
 
uniK : 대학 시절에는 한국대학생정치외교연구회를 설립, ‘한국 젊은 세대가 말하는 상호 긍정적인한미관계 방안’이라는 주제로 국제적인 회의를 개최하기도 하셨습니다.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마크 민튼 주한미국 대리대사, 스티브 앤더슨 미 육군준장, 폴 길머 미 국무부 참사관 등 양국을 대표하는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큰 규모의 국제회의를 개최하시면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수확은 무엇이었나요?
김정훈 : 개인적으로는 신문에 크게 보도도 되고 그러니까 내가 누굴 만나기도 편해지는 등 얻은 것이 많았구요. 당시 대학생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정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보고, 실제 정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에 대한 피드백을 주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요.





uniK : <세계의 리더와 어깨를 맞대라>는 자전 에세이에 따르면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까지는 무척 소극적인 성격이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이렇게 쟁쟁한 분들을 대학생들이 주최하는 학회에 초청할 수가 있었나요?
김정훈 : 지금도 적극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성격이에요. 성격 자체는 바뀌기 힘든 게, 저는 원래 사람들 많이 만나는 것 별로 안 좋아해요. 조용히 혼자 책 보는 걸 좋아하는데 내 꿈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그런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려면 ‘간절함’이 있어야 해요. 제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한가하게 ‘찔러나 보고 안 되면 말지’ 하는 식으로 하지 않았어요. 누가 나를 만나자 하면 그 사람이 나에게 맞춰야겠지만, 내가 만나자고 먼저 요청한 사람에게는 ‘새벽 2시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네?” 하고 놀라는 게 아니라 “네!” 하며 달려나갔단 말이에요. 이 사람이 진짜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구나, 이런 마음을 들게끔 하는 거에요. 진짜 이 사람이 이 일을 이루고 싶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해야 뭔가 되는 거죠.   
 
uniK : 반기문 UN 사무총장과의 인연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네요. 반 총장께서 외교통상부 장관이던 시절에 처음 만나 이메일로 친분을 유지하셨다고 들었는데요. 가까이서 지켜 본 반기문 총장님은 어떤 분인가요?
김정훈 : 반기문 장관님과 어떤 행사에서 만나 얘길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메일 주소를 여쭙고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을 보내주셨어요. 반 장관님이 친절히 직접 써주신 답장을 받고 보니 오히려 ‘딱히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장관 정도의 공직자가 한 평범한 대학생에게 이렇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줄 정도라면 이 사람에게 배울 것은 다 배운 거 같은 기분이었죠. 그런데 당시 김선일 씨 사건으로, 취임하신 지 얼마 안 되어서 사퇴한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이런 정도의 마인드인 사람이면 정말 훌륭한 리더라는 생각으로, ‘사퇴하지 마시라’고 또 메일을 보냈죠. 그 편지로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해서 정식으로 만나 뵙게 되었죠. 반 총장님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선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만나봤던 사람 중 가장 겸손하신 것 같아요.





uniK :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직접 만나서 ‘자신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셨잖아요? 그 답으로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일해보라’는 조언을 들으셨고 정말 2년 후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셨는데요. 대선 캠프로 들어갈 당시 서울 시청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일자리를 버리는 데 따르는 갈등은 없으셨나요?
김정훈 : 그런 고민은 전혀 없었어요.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는 생각으로 매우 신나는 기분이었어요. 전 어디 들어가서 안정된 월급이 나오니까 행복하고,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았어요. 일단 대선 캠프에서 맡은 일이 공보, 언론을 담당하는 일이어서 기자들을 많이 만났어요. 기자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니 어떤 이슈에 대해 아주 집중해서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또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일이었으니까 그런 것들이 저의 자산이 되었던 것 같아요.
 
uniK : 대선 캠프에서 대통령인수위원회까지 총 2년을 있으시다가 향후 진로를 정하기에 앞서 약 8개월 가량을 몸을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셨다면서요?
김정훈 :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없어서 시간이 날 때 해본 거예요. 저희 집이 편의점을 해서 부모님을 도와 드려야 하니까 대학 때 다른 걸 못 해봤거든요. 진짜 힘든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저는 호텔에서 주로 접시 닦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웃음) 거기 아주머니들이 많으시잖아요? 엄마 뻘의 연세가 되시는 분들인데, 사실 부모들은 자식들한테 고민을 많이 이야기하지 않잖아요? 그저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를 원하는 이런 정도인데, 실제로는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고민들이 가득하죠. 돈에 대한 고민부터 해서… 누군가의 삶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는 거구나 하는 것을 진짜 많이 느꼈죠. 점심 시간에 직장인들이 와서 식판에 밥 받아 먹고 난 뒤에, 또 나 같은 사람이 식판을 닦고 있는 거니까, 우리가 생활 속에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곳에서 굉장히 고생하면서 이 사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구나, 이런 걸 많이 느꼈죠.
 
uniK : 이러한 특이한 경험들을 대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김정훈 : 그러고 싶진 않아요. 정말 강조하고 싶은 건 자기의 확실한 꿈을 찾아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나갔으면 좋겠어요. 살다 보면 힘든 일이 많잖아요? 진짜 돈이 없을 때도 있고, 취직이 안 돼서 몇 년 놀아야 될 때도 있고 많겠죠. 진짜 자기 꿈에 확신이 있다면 그런 어려움에 넘어지지 말고 정진했으면 좋겠어요. 또 환경에 얽매여서는 안돼요. 수능이 좀 덜 나와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대학을 간 경우가 있잖아요? 꼭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학과를 나와야지만 취직을 할 거 같으면 뭐 재수도 하고 삼수도 하고 편입도 하면 좋겠죠.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자기 꿈만 확실하면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 일분 일초가 아까운 거예요. 전공이 안 맞으면 4년 동안 일단 학교 열심히 잘 다녀서 졸업 잘 하고 사회 나와서 진짜 적성에 맞는 일을 찾으면 되잖아요? 어떻게 인생을 자기 입맛대로만 살 수 있겠어요?





uniK : 그럼 홍보관 님께서는 ‘아 더러운 세상!’ 하면서 좌절해 본 경험이 없으신가요?
김정훈 : 저는 정말 없어요. 세상은 공평하다고 봐요. 제가 에티오피아에서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한 아이에게 ‘너 꿈이 있니?’하고 물었더니 정말 구체적인 꿈이 있더라구요. 경제학 박사가 되어서 자기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 아이의 꿈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더 낫게 살아볼까 하는 생존의 의지가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불공평하게 볼 거 없다는 생각을 해요. 자기가 노력하는 만큼 세상은 달라지는 거니까요.
 
uniK : 대통령 인수위 이후 지금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와 향후의 꿈은 무엇인가요?
김정훈 : 제 꿈이 뭔지는 말씀 못 드리지만, 공공외교 분야에는 줄곧 관심이 있었고 일해보고 싶었어요. 정말로 인류 보편적인 문제들. 빈곤이라든지, 누구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죠. 지구가 망할 때까지 해결이 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하니까요.  
 
uniK : 국제적인 공공외교 분야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김정훈 : 국제 이슈에 관심을 갖고 신문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넷이나 TV에서 보는 뉴스와는 또 다르고, 정보의 양에 있어 신문이 월등하다고 봐요. 그렇게 되면 여론 몰이에 가려지는 반대쪽의 입장까지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니 세상의 눈을 보는 눈이 다양해지거든요. 또 기본적으로 스펙 쌓기의 개념이 아니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겠죠. 유학 다닌다고 헛돈 쓰지 말고, 집에서 보캐뷸러리 책 하나 사서 미친 듯이 외우기만 해도 잘 할 수 있어요. 찾는 사람이 길을 찾게 되어 있거든요.
 


[IDP 김정훈 홍보관 프로필]
 
2005~2006 서울특별시 홍보정책담당
2007~2008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대 최연소 언론담당
2009 중국사막화방지사업 한국정부대표단 최연소 홍보관
2008~2010 외교통상부 산하 KOICA 홍보관 기획단장/보좌역(최연소)
2009~2010 정부 대외원조(ODA)홍보단 최연소 기획단장
          저서 <세계의 리더와 어깨를 맞대라(21세기북스)>
          * 2009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
2010 G20 개발의제포럼(Bridge포럼) 최연소 기획단장
2011~(현) 국제개발파트너십(UN MDGs 지원) 홍보기획관
          조선일보 '대한민국 영리더 1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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