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대학생만의 무한 자유를 누려라! ‘내일로’ 여행기 -경상도, 강원도 편

  • 09.08.18 / 최신춘

 

 함께 왔던 친구들은 먼저 일상으로 돌아가고 나는 다음 목적지 봉하마을로 홀로 떠난다. 한번쯤 와봐야지 했었던 곳. 찾아가기도 힘든 작은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인파들. 나같이 생각했던 사람이 꽤 많았나 보다. 고인의 삶을 되살펴 보고 마을을 나섰다. 홀로 하는 여행은 아무래도 심심해 서울에 있는 또 다른 친구에게 내일로 티켓을 끊으라고 설득을 해본다. 뜻밖에 쉽게 승낙하는 친구. 좋아, 내일은 경북 안동이다.

 물이 마을을 따라 돌고 있다는 뜻의 안동 하회마을. 곳곳에 보이는 엄청나게 큰 나무들이 마을이 살아온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다.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하회마을에서 거닐다 보니 엘리자베스 여왕이 된 것만 같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경북 문경이다. 문경 새재 도립공원은 걷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고 맑은 계곡이 주위에 흐르고 있어서 가족들도 여름 휴양지로 많이 찾는 곳이다. 계곡에 발 한번 담구고 쉬었다가 다시 숲 속을 걷는다. 공원 안에 위치한 까페를 홍보하기 위해 주인장이 직접 손으로 써놓은 시 하나가 우리의 배꼽을 잡는다.

 ‘인생은 밥을 먹는 시간보다 밥을 하는 시간이 더 길다. 돈을 쓰는 시간보다 돈을 버는 시간이 더 길다. 사랑하는 시간보다 미워하는 시간이 더 길다. 만족하며 사는 시간보다 후회하는 시간이 더 길다....’ 첫 줄을 읽고 미친 듯이 웃다가 마지막 줄에선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것만 같다. 단순하고 투박한 문장들이 나의 마음을 움직인다.

 

 

 자주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우린 상주에 가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문경에서 영주로, 그리고 곧 강원도로 향하기로 한다. 그러나 하루에 두 번 운행 되는 강원도행 기차는 이미 떠난 지 오래. 그저 환승역이었던 영주역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할 위기에 처하고 만다. 숙박비도 숙박비이지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기에 발을 동동 구르다가 영주역에 마련된 내일로 여행자들을 위한 침대기차를 발견하고 부탁을 드려본다. 그러나 영주역에서 내일로 티켓을 산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는 말에 실망하고 기차역을 나서려던 중! 영주역의 고객은 아니지만 한국철도공사 고객이시니 하루 묵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하신다. 우리는 그렇게 기차 안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을 준비한다.

 

 

 이제 나는 강원도로 향한다. 서울로 먼저 떠난 친구들은 서울이 너무 덥다고 한다. 이곳도 너무 덥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상상도 못할 냄새나는 옷과 쌓여가는 피곤함 까지도 나는 즐겁기만 했다. 떠나온 지 6일째인 나는 이제 여행이 생활이 된 것만 같다. 기차 안에서 잤으니 준비하는 시간이 짧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차에 올라 강원도 양떼목장으로 향한다. 하늘아래 첫 마을이라는 양떼목장. 여기가 티벳도 아닌데 나는 벌써부터 고산증이 찾아오는 것만 같다. 앉아 있는 양떼들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비가 내려 더욱 심해진 안개. 안개 덕분에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저기서 뛰어 놀 것만 같은 비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자 이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내일로 티켓 이용도 내일까지고. 하지만 돌아가기가 영 아쉽다. 그래 뭐 어때, 내친 김에 전혀 예정에도 없었던 친구의 고향집 속초로 향한다. 아버님께 회를 푸짐하게 얻어먹고 여행 중 처음으로 오전 11시까지 잠을 잤다. 이제는 정말 집에 가야 할 시간, 속초 바다를 마지막으로 한번 보고 나는 고속버스에 오른다.

 

 

 아... 집에 가서는 무슨 일을 제일 먼저 해야만 할까. 알바를 한 개만 더 구해볼까. 고속버스 안에서 소시지를 먹으며 나는 다시 상념에 잠긴다. 하지만 이번 여름 방학은 정말 제대로 즐긴 것 같다는 뿌듯함,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가 내 안에서 느껴진다. 아직 떠나지 못한 국민인들이 있다면 주저 없이 배낭을 들고 집을 나서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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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만의 무한 자유를 누려라! ‘내일로’ 여행기 -경상도, 강원도 편

 

 함께 왔던 친구들은 먼저 일상으로 돌아가고 나는 다음 목적지 봉하마을로 홀로 떠난다. 한번쯤 와봐야지 했었던 곳. 찾아가기도 힘든 작은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인파들. 나같이 생각했던 사람이 꽤 많았나 보다. 고인의 삶을 되살펴 보고 마을을 나섰다. 홀로 하는 여행은 아무래도 심심해 서울에 있는 또 다른 친구에게 내일로 티켓을 끊으라고 설득을 해본다. 뜻밖에 쉽게 승낙하는 친구. 좋아, 내일은 경북 안동이다.

 물이 마을을 따라 돌고 있다는 뜻의 안동 하회마을. 곳곳에 보이는 엄청나게 큰 나무들이 마을이 살아온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다.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하회마을에서 거닐다 보니 엘리자베스 여왕이 된 것만 같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경북 문경이다. 문경 새재 도립공원은 걷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고 맑은 계곡이 주위에 흐르고 있어서 가족들도 여름 휴양지로 많이 찾는 곳이다. 계곡에 발 한번 담구고 쉬었다가 다시 숲 속을 걷는다. 공원 안에 위치한 까페를 홍보하기 위해 주인장이 직접 손으로 써놓은 시 하나가 우리의 배꼽을 잡는다.

 ‘인생은 밥을 먹는 시간보다 밥을 하는 시간이 더 길다. 돈을 쓰는 시간보다 돈을 버는 시간이 더 길다. 사랑하는 시간보다 미워하는 시간이 더 길다. 만족하며 사는 시간보다 후회하는 시간이 더 길다....’ 첫 줄을 읽고 미친 듯이 웃다가 마지막 줄에선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것만 같다. 단순하고 투박한 문장들이 나의 마음을 움직인다.

 

 

 자주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우린 상주에 가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문경에서 영주로, 그리고 곧 강원도로 향하기로 한다. 그러나 하루에 두 번 운행 되는 강원도행 기차는 이미 떠난 지 오래. 그저 환승역이었던 영주역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할 위기에 처하고 만다. 숙박비도 숙박비이지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기에 발을 동동 구르다가 영주역에 마련된 내일로 여행자들을 위한 침대기차를 발견하고 부탁을 드려본다. 그러나 영주역에서 내일로 티켓을 산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는 말에 실망하고 기차역을 나서려던 중! 영주역의 고객은 아니지만 한국철도공사 고객이시니 하루 묵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하신다. 우리는 그렇게 기차 안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을 준비한다.

 

 

 이제 나는 강원도로 향한다. 서울로 먼저 떠난 친구들은 서울이 너무 덥다고 한다. 이곳도 너무 덥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상상도 못할 냄새나는 옷과 쌓여가는 피곤함 까지도 나는 즐겁기만 했다. 떠나온 지 6일째인 나는 이제 여행이 생활이 된 것만 같다. 기차 안에서 잤으니 준비하는 시간이 짧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차에 올라 강원도 양떼목장으로 향한다. 하늘아래 첫 마을이라는 양떼목장. 여기가 티벳도 아닌데 나는 벌써부터 고산증이 찾아오는 것만 같다. 앉아 있는 양떼들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비가 내려 더욱 심해진 안개. 안개 덕분에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저기서 뛰어 놀 것만 같은 비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자 이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내일로 티켓 이용도 내일까지고. 하지만 돌아가기가 영 아쉽다. 그래 뭐 어때, 내친 김에 전혀 예정에도 없었던 친구의 고향집 속초로 향한다. 아버님께 회를 푸짐하게 얻어먹고 여행 중 처음으로 오전 11시까지 잠을 잤다. 이제는 정말 집에 가야 할 시간, 속초 바다를 마지막으로 한번 보고 나는 고속버스에 오른다.

 

 

 아... 집에 가서는 무슨 일을 제일 먼저 해야만 할까. 알바를 한 개만 더 구해볼까. 고속버스 안에서 소시지를 먹으며 나는 다시 상념에 잠긴다. 하지만 이번 여름 방학은 정말 제대로 즐긴 것 같다는 뿌듯함,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가 내 안에서 느껴진다. 아직 떠나지 못한 국민인들이 있다면 주저 없이 배낭을 들고 집을 나서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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