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술 없는 MT>“술 없는 MT, 어때?”
- 09.05.22 / 박선
중간고사가 끝나면서 대학가는 다시 한번 MT의 계절이다. 시험으로 무심하게 맞이했던 봄을 온몸으로 맞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신입생들은 대학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이번엔 제대로 즐겨보겠다’며 벼르고 기다리던 MT이기도 하다.
사실 대학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이 예전 같지 않다며 한숨을 쉬는 학생들이 많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MT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나름대로 전통을 만들어가는 것이 MT의 낭만이고 대학생들만의 문화이다.
그러나 이제 술 마시고 노는 것만이 MT의 전부가 아니다. 먹고 마시는 게 전부처럼 돼버린 대학 엠티 문화 속에 진정한 화합의 장이 무엇인지, 술 없는 엠티는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술 없는 MT'에서는 저녁 식사 후에 포크댄스, 수업 내용과 관련한 조별 퍼포먼스 발표회, 음악 전공학생들이 펼치는 작은 음악회, 촛불을 들고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는 비전 콘서트, 다른 동료들과 인터뷰하기 등을 진행한다.
서울 대학가의 엠티는 대부분 우이동 계곡에서 열린다.
국민대학교의 이러한 워크숍이 열릴 때마다 우이동 MT장에서 일하는 이들은, 우리의 볼거리 많은 워크숍 장면을 신기해하는 표정으로 밤늦도록 구경하며 즐거워한다. 그들은 학생들이 떠난 자리에서 토해낸 음식물도, 깨진 술병도, 부숴진 가구도, 분실물도 찾아볼 수가 없다며 이런 MT는 처음 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면 직접 '술 없는 엠티'에 참여한 학생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인생설계와 진로' 수업을 통해 엠티에 다녀온 김윤경(기계과, 05)학생은 "이번 엠티는 저에게 술이 없는 첫 엠티였는데, 장기자랑도 하고 조별로 프로그램도 준비하면서 진정한 대학생의 엠티문화를 체험한 것 같다"며 "처음에는 술이 없이 얘기 하려니 서로 부끄러워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조금은 예의를 갖추면서 오히려 상대방을 더 진지하고 진솔하게 알아갈 수 있는 자리였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술만 마시는 MT 이제 그만”
술 없는 엠티가 수업의 일환이 아닌, 일반 엠티에서도 활성화 된다면 어떨까.
술 없는 엠티가 낯설고 처음엔 의아했다는 최두진(기자과, 07)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술로 맺어진 관계는 술로 끝난다"
- 술 없는 엠티, 어떻게 생각?
보통 엠티를 가면, 기대했던 것만큼 재밌었던 적은 저에게 없는 것 같아요. 가면 그냥 술만 왕창 마시고 끝나잖아요.
엠티를 가면 술을 잘 마시고 못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술을 잘 마시는 사람들은 술이 좋으니까 계속 마시고 끝까지 놀 수 있는 반면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거나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굉장히 소외를 당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는 굉장히 공정했다라고 생각해요.
- 술 없는 엠티를 다녀와서 느낀 점?
일단 엠티자체에 술이 없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엠티 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어요. 술 없이 무엇을 하나 하고 궁금하기도 했고, 엠티보다는 수업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거든요.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재미도 없고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가서 깨어있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과 인터뷰 등을 하면서 진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번 엠티에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을 진지하게 사귈 수 있었고, 맨 정신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어서 그런지 속 깊은 대화도 많이 했어요. 저는 그 점이 가장 좋았어요.
- 앞으로 술 없는 엠티가 활성화 된다면?
사실 이런 엠티가 가장 이상적인 엠티가 아닌가 싶어요. 정말 멤버십트레이닝(Membership Training)이라는 진정한 의미가 있는 엠티라고 생각하구요.
술 먹고 노는 엠티는 사실 엠티가 아니라 술 마시고 놀러 가는 거잖아요.
이런 엠티가 더 있다고 하면 저는 항상 참석할 것 같아요. 다른 수업이나 과에서 가는 엠티도 이런 식으로 간다면 제가 볼 때는 더 많은 학우들이 참여할 것 같고,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아요. 사실 술이 무서워서 안가는 애들도 많잖아요.
술만 마시는 엠티 문화보다 진지하게 가서 좀 더 의미 있게 서로를 알아가는 저는 더 좋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엠티문화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저는 생각해요.
<술 없는 MT>“술 없는 MT, 어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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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가 끝나면서 대학가는 다시 한번 MT의 계절이다. 시험으로 무심하게 맞이했던 봄을 온몸으로 맞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신입생들은 대학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이번엔 제대로 즐겨보겠다’며 벼르고 기다리던 MT이기도 하다. 사실 대학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이 예전 같지 않다며 한숨을 쉬는 학생들이 많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MT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나름대로 전통을 만들어가는 것이 MT의 낭만이고 대학생들만의 문화이다. 그러나 이제 술 마시고 노는 것만이 MT의 전부가 아니다. 먹고 마시는 게 전부처럼 돼버린 대학 엠티 문화 속에 진정한 화합의 장이 무엇인지, 술 없는 엠티는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술 없는 MT'에서는 저녁 식사 후에 포크댄스, 수업 내용과 관련한 조별 퍼포먼스 발표회, 음악 전공학생들이 펼치는 작은 음악회, 촛불을 들고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는 비전 콘서트, 다른 동료들과 인터뷰하기 등을 진행한다. 서울 대학가의 엠티는 대부분 우이동 계곡에서 열린다.
술 없는 엠티가 수업의 일환이 아닌, 일반 엠티에서도 활성화 된다면 어떨까. "술로 맺어진 관계는 술로 끝난다"
- 술 없는 엠티, 어떻게 생각? 보통 엠티를 가면, 기대했던 것만큼 재밌었던 적은 저에게 없는 것 같아요. 가면 그냥 술만 왕창 마시고 끝나잖아요.
일단 엠티자체에 술이 없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엠티 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어요. 술 없이 무엇을 하나 하고 궁금하기도 했고, 엠티보다는 수업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거든요.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재미도 없고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가서 깨어있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과 인터뷰 등을 하면서 진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이런 엠티가 가장 이상적인 엠티가 아닌가 싶어요. 정말 멤버십트레이닝(Membership Training)이라는 진정한 의미가 있는 엠티라고 생각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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