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자작 자동차 동아리 KORA, 디트로이트의 엔진에 시동을 걸어라!

  • 08.05.06 / 최부석

 

 

 

 

 

 

 

 

 

 

우리학교 자작자동차 동아리 KORA가 오는 14일 Formula-SAE(이하 F-SAE) 대회에 출전한다. F-SAE는 SAE International(국제자동차공학회)가 1981년부터 주최하는 대회로 대학생이 직접  설계 및 제작한 Formula 형식의 경주용 차량으로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과 실력을 겨루는 국제 대회다.
KORA는 지난 2004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해 2005년에는 종합 30위(아시아 2위)를 기록했다. 2006년에는 더 나아가 악조건의 기후 속에서도 완주에 성공, 모든 이벤트에서 점수를 획득한 팀에게만 주어지는 Certificate-Team에 포함됐다. 그리고 마침내 작년에는 역대 국내 최고의 성적인 종합 13위(Skid Pad 3위, 가속 5위 등)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따라서 올해 대회에서 KORA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 기대는 KORA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임과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형종 F-SAE 팀장의 표정은 무척이나 피곤해보였다. 대회를 앞둔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리더로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뒤섞인 데서 나오는 피로가 역력했다.

- 한창 바쁠 것 같다. 요즘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
“우선 오늘은 쉽핑(shipping: 자작자동차를 비행기에 싣는 것)이 끝난 상태다. 이제 다음 주에 출국할 때까지는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각 파트별 프레젠테이션과 현지에서 있을 디자인이벤트(프레임, 엔진, 서스펜션 등으로 나눠 작년 작품과 비교하는 행사) 준비 때문에 여전히 일은 쌓여있어 푹 쉴 순 없다. 특히 디자인이벤트는 영어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대본도 작성해야 한다. 평소 영어공부를 틈틈이 했다면 좀 더 수월했을 텐데 자동차 만드느라 거기까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 평소에도 늘 바쁘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인가?
“쉽핑 직전까지는 매일 철야작업이었다고 봐도 된다. 방학 때는 그나마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 정도 까지만 작업하면 되는데, 개강한 뒤에는 재학생팀원의 스케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보통 오전 10시부터 새벽 4~5시까지 작업한다. 말 그대로 눈뜨면 모든 시간을 자동차 제작에 매달려야 한다. 주말에 만도(자동차 부품생산업체)로 새벽 6시까지 달려가 주행테스트까지 하다보면 일주일 동안 쉴 수 있는 날이 없다. 이러다 보니 영어공부나 자격증 같은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 우리가 게으른 건지도 모르겠지만(웃음).”

- 그래도 자동차 기업에 지원할 때는 이런 경력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주변을 통해서 한국 모터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얘기를 들었다. 딱히 (자작자동차 제작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 취업에 이득도 안 되고 시간도 많이 뺏기는데도 F-SAE에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단순히 내 차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에서 시작했다. 자동차를 만들면서 힘들 때도 많았고 생각만큼 여건이나 실력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작업에 열중하는 동기들이 있어서다.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주고 함께 노력하는 동기들이 아녔으면 아마 포기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아무래도 십 수 명씩 함께하는 공동 작업이 많다보니 팀워크가 중요할 것 같다.
“KORA 안에서 F-SAE를 준비하는 인원은 12~15명 정도다. 하지만 이 모든 팀원들이 늘 함께 작업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각 파트별로 나눠 작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이제는 동기들의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 팀워크가 좋다보니 내가 팀장이라 하더라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후배에게 배울 수 있다. 서로의 관계가 서먹하다면 이런 경우는 쉽지 않다. 이렇게 유지된 팀워크는 졸업해서도 이어진다. 저번에는 졸업한 97학번 선배 한 분이 우리가 다이나모(Dynamic Model)를 돌릴 때 전문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문해 주기도 했다. 물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준다(웃음).”

- 수상경력이 화려해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 할 것 같은데.
“주변에서 우리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부러움은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만을 봤기 때문이다. 그 결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들인 노력은 정말 힘겹다. 작업을 하다보면 끼니를 놓치기도 일쑤고 방학에는 아예 시간과 돈을 아끼려고 한 달에 만 원씩 걷어 방 안에서 밥을 지어먹기도 했다.”

- 이제 대회를 목전에 뒀으니 설렐 것 같다.
“KORA 팀은 다섯 번째 출전이지만 내게는 첫 대회다. 그만큼 떨릴 수밖에 없다. 선배들이 이전 대회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고 외국 자작자동차 팀의 자동차를 분석하고 트렌드를 살펴보면서 대회에 대해서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 이번 F-SAE 대회에서 KORA의 목표는 몇 위인가?
“작년 대회에서 아쉽게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그래서 올 해는 1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아직 다른 선진국들처럼 자작자동차에 대한 지원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풍부하지 않지만 그 동안 쌓은 노력과 열정이 잘 살아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같이 고생한 팀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고맙고 미안하다. 고마운 것은 말 그대로 같이 열심히 작업했기 때문이고 미안한 것은 내가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팀장은 각 파트별로 적절하게 도움을 줬어야 하는데, 내가 오히려 그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복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관련 지식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조롭게 이끌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버텨주면서 책임감 있게 행동해서 정말 고맙다. 또 학교와 교수님들의 기대가 큰데, 정말 노력한 만큼, 딱 그 만큼만 나왔으면 좋겠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틀간 밤을 샜더니 정신이 몽롱해서 대답을 잘 했는지 모르겠다”고 미안해했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 하는 사이사이 말문이 막히기도 했고 말을 끄집어내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이제는 좀 쉴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회 나가면 또 거기서 밤 샐 거예요”라고 대답해 순간 웹기자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피곤하다고 말했지 괴롭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가 보인 피로는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남김없이 전부 발휘한 사람만이 발산할 수 있는 어떤 ‘해탈’의 모습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F-SAE 대회에서 그와 그가 이끄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기원하는 것, 그것이 남은 국민대 학우들의 역할이리라.

 

 

자작 자동차 동아리 KORA, 디트로이트의 엔진에 시동을 걸어라!

 

 

 

 

 

 

 

 

 

 

우리학교 자작자동차 동아리 KORA가 오는 14일 Formula-SAE(이하 F-SAE) 대회에 출전한다. F-SAE는 SAE International(국제자동차공학회)가 1981년부터 주최하는 대회로 대학생이 직접  설계 및 제작한 Formula 형식의 경주용 차량으로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과 실력을 겨루는 국제 대회다.
KORA는 지난 2004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해 2005년에는 종합 30위(아시아 2위)를 기록했다. 2006년에는 더 나아가 악조건의 기후 속에서도 완주에 성공, 모든 이벤트에서 점수를 획득한 팀에게만 주어지는 Certificate-Team에 포함됐다. 그리고 마침내 작년에는 역대 국내 최고의 성적인 종합 13위(Skid Pad 3위, 가속 5위 등)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따라서 올해 대회에서 KORA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 기대는 KORA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임과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형종 F-SAE 팀장의 표정은 무척이나 피곤해보였다. 대회를 앞둔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리더로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뒤섞인 데서 나오는 피로가 역력했다.

- 한창 바쁠 것 같다. 요즘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
“우선 오늘은 쉽핑(shipping: 자작자동차를 비행기에 싣는 것)이 끝난 상태다. 이제 다음 주에 출국할 때까지는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각 파트별 프레젠테이션과 현지에서 있을 디자인이벤트(프레임, 엔진, 서스펜션 등으로 나눠 작년 작품과 비교하는 행사) 준비 때문에 여전히 일은 쌓여있어 푹 쉴 순 없다. 특히 디자인이벤트는 영어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대본도 작성해야 한다. 평소 영어공부를 틈틈이 했다면 좀 더 수월했을 텐데 자동차 만드느라 거기까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 평소에도 늘 바쁘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인가?
“쉽핑 직전까지는 매일 철야작업이었다고 봐도 된다. 방학 때는 그나마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 정도 까지만 작업하면 되는데, 개강한 뒤에는 재학생팀원의 스케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보통 오전 10시부터 새벽 4~5시까지 작업한다. 말 그대로 눈뜨면 모든 시간을 자동차 제작에 매달려야 한다. 주말에 만도(자동차 부품생산업체)로 새벽 6시까지 달려가 주행테스트까지 하다보면 일주일 동안 쉴 수 있는 날이 없다. 이러다 보니 영어공부나 자격증 같은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 우리가 게으른 건지도 모르겠지만(웃음).”

- 그래도 자동차 기업에 지원할 때는 이런 경력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주변을 통해서 한국 모터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얘기를 들었다. 딱히 (자작자동차 제작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 취업에 이득도 안 되고 시간도 많이 뺏기는데도 F-SAE에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단순히 내 차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에서 시작했다. 자동차를 만들면서 힘들 때도 많았고 생각만큼 여건이나 실력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작업에 열중하는 동기들이 있어서다.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주고 함께 노력하는 동기들이 아녔으면 아마 포기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아무래도 십 수 명씩 함께하는 공동 작업이 많다보니 팀워크가 중요할 것 같다.
“KORA 안에서 F-SAE를 준비하는 인원은 12~15명 정도다. 하지만 이 모든 팀원들이 늘 함께 작업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각 파트별로 나눠 작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이제는 동기들의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 팀워크가 좋다보니 내가 팀장이라 하더라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후배에게 배울 수 있다. 서로의 관계가 서먹하다면 이런 경우는 쉽지 않다. 이렇게 유지된 팀워크는 졸업해서도 이어진다. 저번에는 졸업한 97학번 선배 한 분이 우리가 다이나모(Dynamic Model)를 돌릴 때 전문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문해 주기도 했다. 물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준다(웃음).”

- 수상경력이 화려해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 할 것 같은데.
“주변에서 우리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부러움은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만을 봤기 때문이다. 그 결과를 얻기 위해서 우리가 들인 노력은 정말 힘겹다. 작업을 하다보면 끼니를 놓치기도 일쑤고 방학에는 아예 시간과 돈을 아끼려고 한 달에 만 원씩 걷어 방 안에서 밥을 지어먹기도 했다.”

- 이제 대회를 목전에 뒀으니 설렐 것 같다.
“KORA 팀은 다섯 번째 출전이지만 내게는 첫 대회다. 그만큼 떨릴 수밖에 없다. 선배들이 이전 대회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고 외국 자작자동차 팀의 자동차를 분석하고 트렌드를 살펴보면서 대회에 대해서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 이번 F-SAE 대회에서 KORA의 목표는 몇 위인가?
“작년 대회에서 아쉽게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그래서 올 해는 1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아직 다른 선진국들처럼 자작자동차에 대한 지원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풍부하지 않지만 그 동안 쌓은 노력과 열정이 잘 살아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같이 고생한 팀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고맙고 미안하다. 고마운 것은 말 그대로 같이 열심히 작업했기 때문이고 미안한 것은 내가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팀장은 각 파트별로 적절하게 도움을 줬어야 하는데, 내가 오히려 그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복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관련 지식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조롭게 이끌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버텨주면서 책임감 있게 행동해서 정말 고맙다. 또 학교와 교수님들의 기대가 큰데, 정말 노력한 만큼, 딱 그 만큼만 나왔으면 좋겠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틀간 밤을 샜더니 정신이 몽롱해서 대답을 잘 했는지 모르겠다”고 미안해했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 하는 사이사이 말문이 막히기도 했고 말을 끄집어내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이제는 좀 쉴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회 나가면 또 거기서 밤 샐 거예요”라고 대답해 순간 웹기자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피곤하다고 말했지 괴롭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가 보인 피로는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남김없이 전부 발휘한 사람만이 발산할 수 있는 어떤 ‘해탈’의 모습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F-SAE 대회에서 그와 그가 이끄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기원하는 것, 그것이 남은 국민대 학우들의 역할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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