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직업의 세계] 자연과학대 학부생에서 마케터가 되다! / 이현창 동문

  • 16.07.19 / 문지원

 

고용시장이 계속해서 악화됨에 따라 본교와 학생들은 모두 전전긍긍한다. 특히 근래엔 문과와 이과를 비교하는 세태까지 가세하며, 문과 학생이어서 죄송하다는 뜻의 ‘문송합니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렇듯 청년들의 취업난은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큰 사회적 문제로 인식된 지 오래다. 또한 자신의 적성과 관심보다는 취업률이 전공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그래서 특히나 이런 양상 속에서 이현창 동문(02)의 이야기가 반갑지 않을까 싶다. 자연계 학부에 입학했으나 ‘마케팅’이라는 학문에 순식간에 매료되어 그 관심과 흥미를 따라 전과를 했고, 이후에도 전공에 푹 빠져 현재는 내로라하는 기업의 마케터로 재직 중인 그. 자연과학대학 학부생에서 마케터가 되기까지, 이현창 동문의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만나보자.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현창이라고 합니다. 저는 국민대학교 자연과학대 테크과학부에 2002년도에 입학을 했는데 언론정보학부 광고학 전공으로 전과를 하고 경영학도 복수전공을 해서 졸업을 했습니다. 현재는 현대위아라는 회사의 마케팅팀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으며,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이제 일한 지 햇수로 9년 차가 되었네요. 반갑습니다.

자연대학에서 인문사회대 광고학 전공으로 전과를 하신 게 조금 독특한 거 같아요. 어떻게 마케팅에 빠지게 되어 자연대학에서 인문사회대 언론정보학부로 전과하신 건가요?

군대 시절 상병 정도쯤이었어요. 동기 중 한 명이 이제 좀 있으면 제대하는데 적응하려면 공부도 좀 하고 그래야 되지 않겠냐고 그러면서 책을 한 권 주더라고요. *카피라이팅과 관련된 외국 서적이었는데 아마 제 기억으론 세계에서 카피가 멋있는 광고들은 실어놓은 책이었을 거예요. 그 책을 읽는데 진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재밌었어요. ‘이런 광고에서는 이런 전략을 위해 이런 단어를 썼구나.’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다 읽었는데, 제대를 하고 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까 그게 왠지 인생의 낭비 같더라구요. 제가 1학년 때에도 전공과 잘 안 맞아서 방황을 많이 했었거든요. 학점도 1점 대도 안 됐어요. 그래서 전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그 책 한 건 때문에 모든 게 바뀌었다고 하니까 되게 극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냥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게 학문이 될 수가 있구나.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저를 사로잡았던 거 같아요.

*카피(copy): 광고의 문안.

그런데 1학년 때 학점이 1점 대도 채 안되셨으면 전과를 하는 것부터가 정말 힘들었을 거 같아요. 전과를 하려면 학점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렇죠. 전과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러면 학점이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복학하고 나서는 1학년 때 학점 펑크 난 걸 채우려고 정말 미친 듯이 열심히 했어요. 2학년 때부터는 자연과학대 수업을 하나도 안 듣고, 타 학부생으로 언론정보학부 광고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공부를 좀 열심히 해서 성곡장학금도 여러 번 받고, 맨날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서 필기 다 하고 열심히 강의 들으니까 언론정보학부 교수님들에게 얼굴을 점점 알리기도 했죠. 학점을 점점 올려서 전과도 무사히 할 수 있었고 경영학 복수전공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저 때는 졸업할 때 학점을 지울 수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1학년 때 수업 들었던 걸 하나도 안 남겨놓고 다 지웠어요. 그래서 졸업할 때는 학점이 4.2가 조금 넘었던 거 같아요.

 

 

 

대단하시네요. 전과를 하고 광고와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학점 외에도 다른 부분들에도 노력을 많이 하셨다고.

아무래도 광고 수업을 거의 모든 수업에서 팀플과 발표가 있다 보니까 파워포인트, 스피치 등등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파워포인트 공부도 발표 연습도 정말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매 수업마다 자처해서 PPT 제작부터 발표까지 맡아하면서 실력을 점점 키워나갔죠. 파워포인트도 시작할 때 전에 한 번도 안 해봤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혼자 파워포인트를 켜놓고 계속 놀면서 해보니까 늘 수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이렇게 광고학 수업을 들으면서 했던 팀플이랑 발표를 많이 해봤던 게 지금 회사 내에서도 PPT랑 발표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데에도 일조를 했죠.(웃음)

학부 시절에 쌓은 능력들과 공부한 것들이 현재 업무와도 관련이 많이 있나요?

정말 많아요. 제가 느끼기엔 거의 같은 거 같아요. 물론 실무에 적용하는 데 있어 아주 약간 다른 부분들은 있죠. 책임 같은 거? 그런데 제가 수업을 통해서, 전공 서적을 통해서 배웠던 거랑 거의 일치한다고 생각해요. 기본 개념들은 실무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거든요. 그리고 수업의 내용 외에도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PPT를 제작하고 발표하는 것도 업무에서 반드시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꼭 할 줄 알아야 하는 것들이거든요. 저는 학부 때 열심히 배웠던 것 덕분에 신입사원 때도 부회장님 앞에서 PPT 발표를 하는 경험을 해보기도 했어요. 그래서 학부 때 배웠던 모든 것들이 업무에 있어서도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렇다면 학부 때와 현재 마케터로 경험한 걸 종합해볼 때 마케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마케팅이란 ‘설득’인 것 같아요. 설득의 학문. 목적이 있고, 이익을 추구하는 마케팅은 무조건 갖고 와야 하는 싸움이거든요.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고, 마케팅은 설득을 하면서 전략을 펼치는 거죠. 그래서 그 설득이 성공해서 목적을 이뤘을 때의 그 쾌감이 있어요. 특히 설득 당하지 않을 거 같던 사람들을 설득했을 때 안 넘어올 거 같은 여자가 넘어온 거 같은 기분이라고 비유할 수 있을 거 같아요.(웃음) 대학생 때 접한 마케팅과 현재 회사에서 경험하는 마케팅의 깊이는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상)세계 5대 공작기계 전시회 중 하나인 ‘SIMTOS’에서 현대위아 부스 사진
(하)주요 인사들을 초청하여 진행된 현대위아 Distributors’ Gala 행사 사진

 

그럼 이제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한 질문을 드릴게요. 먼저 현대위아는 어떤 회사인가요?

자동차 부품, 공작기계, 산업기계 같은 큰 기계 사업을 하는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공작기계는 쉽게 말해서 아이폰 뒷면이 금속이잖아요. 그걸 만들려면 쇠를 깎아야 하고, 그 쇠를 깎는 기계를 공작기계라고 해요. 그리고 산업기계는 크레인, 기중기 같은 기계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B2B 산업인 거죠. 현대위아는 현대자동차 그룹사에서 매출 순위는 6번째 정도이고, 세계 동일 산업 매출 규모는 7, 8위 정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국내 경쟁사는 두산 인프라 코어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B2B(Business To Business) : 기업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종사하고 있는 마케팅팀의 직무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면?

저는 현대위아 마케팅팀에서 프로모션 파트를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 중 70% 정도 차지하는 게 전시회 및 프로모션 런칭 행사이고요. 가장 최근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었던 서울국제공작기계전(SIMTOS)을 총괄했습니다. 전시회와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과정에서 외부 비딩 업체와 고객들뿐 아니라 내부 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게 주된 업무예요. 그리고 고객 초청부터 전시회 부스 내에 배치할 아이템 선정과 자리 선정 같은 것들까지도 모두 총괄하는 거라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그런데 공작기계라는 게 말씀하셨다시피 일반인들이 정말 접하기 힘든 전문 분야인데, 광고학 전공자가 그 분야의 마케팅을 다룬다는 게 너무 어려울 거 같은데요.

저도 처음엔 취직은 했지만 막상 접해보지도 않은 분야라고 생각하니 이런저런 걱정과 생각이 많긴 했어요. 그런데 취직하고 나서 몇 달 간 교육을 받아요. 산업 전반에 대해서 공부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때문에 그 시기부터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어요. 저도 그 기간에 기계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일을 하면서 매일같이 접하다 보니까 꾸준히 학습하고 지식과 정보를 쌓을 수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공부해나가고 있죠.

 

 

 

현대위아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브랜드인 만큼 해외 업무도 잦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 여러 국가로 출장을 보내주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회원 등급을 높게 만들어주고 있어요.(웃음) 세계 5대 공작기계 전시회가 있어요. EMO(독일, 이탈리아), IMTS(미국), CIMT(중국), JIMTOF(일본), SIMTOS(대한민국) 이렇게 다섯 개의 전시회는 다 참석하고 이외에도 인도나 유럽에서 열리는 작은 규모의 전시회도 많이 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해외출장이 많죠. 제가 취직하기 전에 비행기를 한 번도 못 타봤는데 여기에 취직하고 나서는 정말 지겨울 정도로 해외를 많이 다니고 있어요.

정말 부러운데요!

부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저도 초반에는 해외 나갈 때마다 너무 좋았는데 이제는 해외 나가서 정말 좋고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어도 컵라면이 짱이에요.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먹는 된장찌개가 정말 환상이죠.

 

 

지금까지 학부 시절과 현재 직업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 기사를 볼 후배들에게 취업에 대한 조언을 주신다면.

일단 나한테 맞는 직무 분야를 찾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진짜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그리고 그게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하고 연동이 될 수 있는지도 생각을 해보고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면 너무 힘들잖아요. 예를 들어서 게임을 한 번도 안 해보고 게임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 게임 방송 아나운서가 됐어요. 그럼 그 사람은 게임 방송을 누구보다 잘 하고, 즐길 수 있을까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나한테 정말 맞는 일을 깊이 고민해보는 게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그리고 그다음엔 마음만 바쁘지 않는 거요. 걱정만 앞서서 걱정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잖아요. 사실 대부분의 일들은 생각하는 게 제일 힘든 거거든요. 걱정만 할 시간에 방향성 있는 액션을 취해야 해요. 그리고 자기 전공에 있어서도 지식들을 직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취업이 정말 어렵다고들 이야기하는데 그런 것에 귀 기울이지 말고, 휩쓸리지 말고 스스로를 믿고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선배로서 청춘인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걸 끝을 봤으면 좋겠어요. 나는 여행을 좋아해. 그래서 LA로 여행을 다녀왔어. 끝. 이게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면 진짜 많은 나라를 다녀보면서 대학 생활 동안 이 정도 다녀왔으면 거의 여행의 끝판왕이다 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그리고 너무 SNS에 중독되지 않았으면 해요. 다들 SNS 사진 속에서는 다들 너무 밝게 웃고 있잖아. 여행 사진을 올려도 이국적인 곳에서 이국적인 음식들을 찍고 올리고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해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자기가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걸 끝까지, 깊이 해보라는 게 제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저는 그게 마케팅이었고요.

 

 

지금까지 이현창 동문의 대학생 때의 모습과 현재 마케터의 모습을 모두 만나보았다. 혹시 이 인터뷰 기사를 읽은 당신이 취업에 크나큰 고민이 있거나, 현재 하고 있는 전공 공부에 있어서 확신이 없는 상황이라면, 이 인터뷰가 당신에게 하나의 조언은 전해주지 않았을까. 바로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따르라는 것. 그런데 만일 당신이 이 조언에 대한 대답으로 좋아하는 것만 무작정 따르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다고 한다면, 다시 그에 대한 질문으로 진짜 당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있기는 한가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직업의 세계] 자연과학대 학부생에서 마케터가 되다! / 이현창 동문

 

고용시장이 계속해서 악화됨에 따라 본교와 학생들은 모두 전전긍긍한다. 특히 근래엔 문과와 이과를 비교하는 세태까지 가세하며, 문과 학생이어서 죄송하다는 뜻의 ‘문송합니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렇듯 청년들의 취업난은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큰 사회적 문제로 인식된 지 오래다. 또한 자신의 적성과 관심보다는 취업률이 전공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그래서 특히나 이런 양상 속에서 이현창 동문(02)의 이야기가 반갑지 않을까 싶다. 자연계 학부에 입학했으나 ‘마케팅’이라는 학문에 순식간에 매료되어 그 관심과 흥미를 따라 전과를 했고, 이후에도 전공에 푹 빠져 현재는 내로라하는 기업의 마케터로 재직 중인 그. 자연과학대학 학부생에서 마케터가 되기까지, 이현창 동문의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만나보자.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현창이라고 합니다. 저는 국민대학교 자연과학대 테크과학부에 2002년도에 입학을 했는데 언론정보학부 광고학 전공으로 전과를 하고 경영학도 복수전공을 해서 졸업을 했습니다. 현재는 현대위아라는 회사의 마케팅팀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으며,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이제 일한 지 햇수로 9년 차가 되었네요. 반갑습니다.

자연대학에서 인문사회대 광고학 전공으로 전과를 하신 게 조금 독특한 거 같아요. 어떻게 마케팅에 빠지게 되어 자연대학에서 인문사회대 언론정보학부로 전과하신 건가요?

군대 시절 상병 정도쯤이었어요. 동기 중 한 명이 이제 좀 있으면 제대하는데 적응하려면 공부도 좀 하고 그래야 되지 않겠냐고 그러면서 책을 한 권 주더라고요. *카피라이팅과 관련된 외국 서적이었는데 아마 제 기억으론 세계에서 카피가 멋있는 광고들은 실어놓은 책이었을 거예요. 그 책을 읽는데 진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재밌었어요. ‘이런 광고에서는 이런 전략을 위해 이런 단어를 썼구나.’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다 읽었는데, 제대를 하고 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까 그게 왠지 인생의 낭비 같더라구요. 제가 1학년 때에도 전공과 잘 안 맞아서 방황을 많이 했었거든요. 학점도 1점 대도 안 됐어요. 그래서 전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그 책 한 건 때문에 모든 게 바뀌었다고 하니까 되게 극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냥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게 학문이 될 수가 있구나.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저를 사로잡았던 거 같아요.

*카피(copy): 광고의 문안.

그런데 1학년 때 학점이 1점 대도 채 안되셨으면 전과를 하는 것부터가 정말 힘들었을 거 같아요. 전과를 하려면 학점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렇죠. 전과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러면 학점이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복학하고 나서는 1학년 때 학점 펑크 난 걸 채우려고 정말 미친 듯이 열심히 했어요. 2학년 때부터는 자연과학대 수업을 하나도 안 듣고, 타 학부생으로 언론정보학부 광고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공부를 좀 열심히 해서 성곡장학금도 여러 번 받고, 맨날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서 필기 다 하고 열심히 강의 들으니까 언론정보학부 교수님들에게 얼굴을 점점 알리기도 했죠. 학점을 점점 올려서 전과도 무사히 할 수 있었고 경영학 복수전공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저 때는 졸업할 때 학점을 지울 수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1학년 때 수업 들었던 걸 하나도 안 남겨놓고 다 지웠어요. 그래서 졸업할 때는 학점이 4.2가 조금 넘었던 거 같아요.

 

 

 

대단하시네요. 전과를 하고 광고와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학점 외에도 다른 부분들에도 노력을 많이 하셨다고.

아무래도 광고 수업을 거의 모든 수업에서 팀플과 발표가 있다 보니까 파워포인트, 스피치 등등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파워포인트 공부도 발표 연습도 정말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매 수업마다 자처해서 PPT 제작부터 발표까지 맡아하면서 실력을 점점 키워나갔죠. 파워포인트도 시작할 때 전에 한 번도 안 해봤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혼자 파워포인트를 켜놓고 계속 놀면서 해보니까 늘 수밖에 없었던 거 같아요. 이렇게 광고학 수업을 들으면서 했던 팀플이랑 발표를 많이 해봤던 게 지금 회사 내에서도 PPT랑 발표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데에도 일조를 했죠.(웃음)

학부 시절에 쌓은 능력들과 공부한 것들이 현재 업무와도 관련이 많이 있나요?

정말 많아요. 제가 느끼기엔 거의 같은 거 같아요. 물론 실무에 적용하는 데 있어 아주 약간 다른 부분들은 있죠. 책임 같은 거? 그런데 제가 수업을 통해서, 전공 서적을 통해서 배웠던 거랑 거의 일치한다고 생각해요. 기본 개념들은 실무에서도 똑같이 적용되거든요. 그리고 수업의 내용 외에도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PPT를 제작하고 발표하는 것도 업무에서 반드시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꼭 할 줄 알아야 하는 것들이거든요. 저는 학부 때 열심히 배웠던 것 덕분에 신입사원 때도 부회장님 앞에서 PPT 발표를 하는 경험을 해보기도 했어요. 그래서 학부 때 배웠던 모든 것들이 업무에 있어서도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렇다면 학부 때와 현재 마케터로 경험한 걸 종합해볼 때 마케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마케팅이란 ‘설득’인 것 같아요. 설득의 학문. 목적이 있고, 이익을 추구하는 마케팅은 무조건 갖고 와야 하는 싸움이거든요.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고, 마케팅은 설득을 하면서 전략을 펼치는 거죠. 그래서 그 설득이 성공해서 목적을 이뤘을 때의 그 쾌감이 있어요. 특히 설득 당하지 않을 거 같던 사람들을 설득했을 때 안 넘어올 거 같은 여자가 넘어온 거 같은 기분이라고 비유할 수 있을 거 같아요.(웃음) 대학생 때 접한 마케팅과 현재 회사에서 경험하는 마케팅의 깊이는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상)세계 5대 공작기계 전시회 중 하나인 ‘SIMTOS’에서 현대위아 부스 사진
(하)주요 인사들을 초청하여 진행된 현대위아 Distributors’ Gala 행사 사진

 

그럼 이제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한 질문을 드릴게요. 먼저 현대위아는 어떤 회사인가요?

자동차 부품, 공작기계, 산업기계 같은 큰 기계 사업을 하는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공작기계는 쉽게 말해서 아이폰 뒷면이 금속이잖아요. 그걸 만들려면 쇠를 깎아야 하고, 그 쇠를 깎는 기계를 공작기계라고 해요. 그리고 산업기계는 크레인, 기중기 같은 기계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B2B 산업인 거죠. 현대위아는 현대자동차 그룹사에서 매출 순위는 6번째 정도이고, 세계 동일 산업 매출 규모는 7, 8위 정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국내 경쟁사는 두산 인프라 코어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B2B(Business To Business) : 기업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종사하고 있는 마케팅팀의 직무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면?

저는 현대위아 마케팅팀에서 프로모션 파트를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 중 70% 정도 차지하는 게 전시회 및 프로모션 런칭 행사이고요. 가장 최근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었던 서울국제공작기계전(SIMTOS)을 총괄했습니다. 전시회와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과정에서 외부 비딩 업체와 고객들뿐 아니라 내부 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게 주된 업무예요. 그리고 고객 초청부터 전시회 부스 내에 배치할 아이템 선정과 자리 선정 같은 것들까지도 모두 총괄하는 거라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

그런데 공작기계라는 게 말씀하셨다시피 일반인들이 정말 접하기 힘든 전문 분야인데, 광고학 전공자가 그 분야의 마케팅을 다룬다는 게 너무 어려울 거 같은데요.

저도 처음엔 취직은 했지만 막상 접해보지도 않은 분야라고 생각하니 이런저런 걱정과 생각이 많긴 했어요. 그런데 취직하고 나서 몇 달 간 교육을 받아요. 산업 전반에 대해서 공부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때문에 그 시기부터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어요. 저도 그 기간에 기계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일을 하면서 매일같이 접하다 보니까 꾸준히 학습하고 지식과 정보를 쌓을 수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공부해나가고 있죠.

 

 

 

현대위아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브랜드인 만큼 해외 업무도 잦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 여러 국가로 출장을 보내주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회원 등급을 높게 만들어주고 있어요.(웃음) 세계 5대 공작기계 전시회가 있어요. EMO(독일, 이탈리아), IMTS(미국), CIMT(중국), JIMTOF(일본), SIMTOS(대한민국) 이렇게 다섯 개의 전시회는 다 참석하고 이외에도 인도나 유럽에서 열리는 작은 규모의 전시회도 많이 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해외출장이 많죠. 제가 취직하기 전에 비행기를 한 번도 못 타봤는데 여기에 취직하고 나서는 정말 지겨울 정도로 해외를 많이 다니고 있어요.

정말 부러운데요!

부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저도 초반에는 해외 나갈 때마다 너무 좋았는데 이제는 해외 나가서 정말 좋고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어도 컵라면이 짱이에요.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먹는 된장찌개가 정말 환상이죠.

 

 

지금까지 학부 시절과 현재 직업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 기사를 볼 후배들에게 취업에 대한 조언을 주신다면.

일단 나한테 맞는 직무 분야를 찾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진짜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그리고 그게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하고 연동이 될 수 있는지도 생각을 해보고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면 너무 힘들잖아요. 예를 들어서 게임을 한 번도 안 해보고 게임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 게임 방송 아나운서가 됐어요. 그럼 그 사람은 게임 방송을 누구보다 잘 하고, 즐길 수 있을까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나한테 정말 맞는 일을 깊이 고민해보는 게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그리고 그다음엔 마음만 바쁘지 않는 거요. 걱정만 앞서서 걱정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잖아요. 사실 대부분의 일들은 생각하는 게 제일 힘든 거거든요. 걱정만 할 시간에 방향성 있는 액션을 취해야 해요. 그리고 자기 전공에 있어서도 지식들을 직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분명하게 알고 있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취업이 정말 어렵다고들 이야기하는데 그런 것에 귀 기울이지 말고, 휩쓸리지 말고 스스로를 믿고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선배로서 청춘인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걸 끝을 봤으면 좋겠어요. 나는 여행을 좋아해. 그래서 LA로 여행을 다녀왔어. 끝. 이게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면 진짜 많은 나라를 다녀보면서 대학 생활 동안 이 정도 다녀왔으면 거의 여행의 끝판왕이다 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그리고 너무 SNS에 중독되지 않았으면 해요. 다들 SNS 사진 속에서는 다들 너무 밝게 웃고 있잖아. 여행 사진을 올려도 이국적인 곳에서 이국적인 음식들을 찍고 올리고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해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자기가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걸 끝까지, 깊이 해보라는 게 제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저는 그게 마케팅이었고요.

 

 

지금까지 이현창 동문의 대학생 때의 모습과 현재 마케터의 모습을 모두 만나보았다. 혹시 이 인터뷰 기사를 읽은 당신이 취업에 크나큰 고민이 있거나, 현재 하고 있는 전공 공부에 있어서 확신이 없는 상황이라면, 이 인터뷰가 당신에게 하나의 조언은 전해주지 않았을까. 바로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따르라는 것. 그런데 만일 당신이 이 조언에 대한 대답으로 좋아하는 것만 무작정 따르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다고 한다면, 다시 그에 대한 질문으로 진짜 당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있기는 한가요?”라고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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