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실수샷에 화내거나 큰 소리 통화 ‘금물’… 동반자 배려 잊지 마세요[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26.04.06 / 정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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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매너가 골퍼를 만든다
韓 골프 산업 규모 세계적 수준
문화도 함께 성장했는지는 의문
규칙 제대로 아는 골퍼 드물어
무려 73%가 규칙 어기고 경기
코스 보호하는 것도 중요 의무
늑장 플레이로 피해주지 말아야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스파이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국제비밀정보기구 킹스맨의 베테랑 요원이 무례하기 짝이 없던 동네 불량배들을 혼내주기 직전 했던 말이다.
중세식 영어인 이 대사는 원래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뉴 칼리지와 윈체스터 칼리지의 좌우명이다. 예의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며 예의를 통해 비로소 인간의 품격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거치는 동안 한국의 골프 인구는 600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급격히 늘었다. 골프 산업 규모는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이에 걸맞은 골프 문화도 함께 성숙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골프장에 가면 기초적인 골프 규칙이나 에티켓에 무지해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잊을만하면 언론을 통해 논란이 되곤 하는 골프 대회장 갤러리들의 낯뜨거운 추태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골프는 ‘신사의 경기’로 불렸을 만큼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에티켓을 유난히 강조한다. 유일하게 심판 없이 규칙 준수의 책임을 플레이어 개인에게 부여하는 경기가 바로 골프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골프를 배우러 가면 곧바로 공 치는 법부터 가르치지만,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기본 에티켓부터 가르친다. 본문만 200페이지가 훌쩍 넘는 골프 규칙의 첫 부분도 에티켓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골프 규칙에서 규정하는 에티켓은 골프의 정신에 따라 플레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즉, 모든 골퍼는 규칙을 준수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플레이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동반자의 양해도 구하지 않고 함부로 플레이 순서를 어기거나, 러프나 디벗 자국에 빠진 공을 손이나 발로 꺼내서 치거나, 실수한 뒤에는 맘대로 멀리건을 외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구글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려 73%의 골퍼가 규칙을 어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12%는 거의 매번 규칙을 위반하며, 한 번도 규칙을 위반한 적이 없는 골퍼는 27%에 불과했다.
이처럼 많은 골퍼가 규칙을 어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규칙을 제대로 아는 골퍼가 드물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서 72%나 되는 골퍼가 골프 규칙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공식 골프 규칙은 대한골프협회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쉽게 열람하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함께 플레이하는 골퍼들을 배려하는 것도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다른 사람의 플레이 중에 움직이거나 말하거나 불필요한 소음으로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라운드 중 수시로 휴대전화를 꺼내 통화를 해대거나, 실수 후 큰소리로 화내며 애꿎은 클럽을 바닥에다 내팽개치거나, 퍼팅 그린을 읽고 있는 동반자의 앞을 가로질러 퍼트라인을 마구 밟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함께 라운드하는 동반자는 전혀 안중에 없는 듯하다.
다른 사람의 안전을 살피는 것도 중요한 에티켓이다. 누군가가 공에 맞을 위험이 있을 때는 즉시 큰소리로 외쳐 알려야 한다. 연습 스윙을 한다고 시도 때도 없이 클럽을 휘두르거나 다른 사람을 향해 빈 스윙을 하면 곤란하다.
코스를 보호하는 것은 골퍼의 의무 중 하나다. 샷을 한 후 디벗은 제자리에 가져다 메꾸고, 벙커샷 뒤에는 고무래로 정리하고, 그린에 난 공 자국도 수리한다. 늑장 플레이로 다른 골퍼의 소중한 시간을 뺏지 않도록 플레이 속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차례가 오면 30초 이내에 플레이를 끝낼 수 있게 미리 준비한다.
단지 골프클럽만 들었다고 모두 골퍼가 되는 것은 아니다. 킹스맨의 대사처럼 매너를 지키는 사람만이 진정 골퍼가 될 자격이 있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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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韓 골프 산업 규모 세계적 수준 규칙 제대로 아는 골퍼 드물어 코스 보호하는 것도 중요 의무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중세식 영어인 이 대사는 원래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뉴 칼리지와 윈체스터 칼리지의 좌우명이다. 예의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며 예의를 통해 비로소 인간의 품격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거치는 동안 한국의 골프 인구는 600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급격히 늘었다. 골프 산업 규모는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이에 걸맞은 골프 문화도 함께 성숙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골프장에 가면 기초적인 골프 규칙이나 에티켓에 무지해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잊을만하면 언론을 통해 논란이 되곤 하는 골프 대회장 갤러리들의 낯뜨거운 추태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골프는 ‘신사의 경기’로 불렸을 만큼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에티켓을 유난히 강조한다. 유일하게 심판 없이 규칙 준수의 책임을 플레이어 개인에게 부여하는 경기가 바로 골프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골프를 배우러 가면 곧바로 공 치는 법부터 가르치지만,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기본 에티켓부터 가르친다. 본문만 200페이지가 훌쩍 넘는 골프 규칙의 첫 부분도 에티켓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골프 규칙에서 규정하는 에티켓은 골프의 정신에 따라 플레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즉, 모든 골퍼는 규칙을 준수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플레이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동반자의 양해도 구하지 않고 함부로 플레이 순서를 어기거나, 러프나 디벗 자국에 빠진 공을 손이나 발로 꺼내서 치거나, 실수한 뒤에는 맘대로 멀리건을 외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구글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려 73%의 골퍼가 규칙을 어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12%는 거의 매번 규칙을 위반하며, 한 번도 규칙을 위반한 적이 없는 골퍼는 27%에 불과했다.
이처럼 많은 골퍼가 규칙을 어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규칙을 제대로 아는 골퍼가 드물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서 72%나 되는 골퍼가 골프 규칙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공식 골프 규칙은 대한골프협회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쉽게 열람하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함께 플레이하는 골퍼들을 배려하는 것도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다른 사람의 플레이 중에 움직이거나 말하거나 불필요한 소음으로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라운드 중 수시로 휴대전화를 꺼내 통화를 해대거나, 실수 후 큰소리로 화내며 애꿎은 클럽을 바닥에다 내팽개치거나, 퍼팅 그린을 읽고 있는 동반자의 앞을 가로질러 퍼트라인을 마구 밟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함께 라운드하는 동반자는 전혀 안중에 없는 듯하다.
다른 사람의 안전을 살피는 것도 중요한 에티켓이다. 누군가가 공에 맞을 위험이 있을 때는 즉시 큰소리로 외쳐 알려야 한다. 연습 스윙을 한다고 시도 때도 없이 클럽을 휘두르거나 다른 사람을 향해 빈 스윙을 하면 곤란하다.
코스를 보호하는 것은 골퍼의 의무 중 하나다. 샷을 한 후 디벗은 제자리에 가져다 메꾸고, 벙커샷 뒤에는 고무래로 정리하고, 그린에 난 공 자국도 수리한다. 늑장 플레이로 다른 골퍼의 소중한 시간을 뺏지 않도록 플레이 속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차례가 오면 30초 이내에 플레이를 끝낼 수 있게 미리 준비한다.
단지 골프클럽만 들었다고 모두 골퍼가 되는 것은 아니다. 킹스맨의 대사처럼 매너를 지키는 사람만이 진정 골퍼가 될 자격이 있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스포츠심리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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