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성능 좋았는데… 나이키 골프, 파격 디자인·튀는 색상 ‘패착’[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나이키 골프용품 왜 실패했나

납작한 사각형 헤드 드라이버
전통적인 검은색 아닌 노란색
보수적 골퍼들에게 외면 받아

우즈 내세워 획기적인 기획
창의적인 제품 선보였지만
골프 시장의 특성 못따라가

 


지난 2016년 8월 세계 최대의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가 갑자기 골프용품 사업 철수를 발표하면서 세계 골프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인 5년 1억 달러(약 1476억 원)의 계약을 맺고 곧바로 골프공과 골프 클럽 등 골프용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16년 만이다.

 

나이키는 2000년 골프용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국 최고 단조 클럽 제조사로 명성이 높던 벤호건의 마지막 제품 개발 담당 임원이었던 톰 스타이츠를 제품 개발 총책임자로 영입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스타이츠에게 나이키는 최고의 시설은 물론 시간과 예산의 제약 없이 본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시도해 볼 수 있는 파격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그 덕분에 나이키 골프는 기존 용품업체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창의적이면서 기발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07년 처음 출시돼 골프계에 엄청난 찬반 논란과 함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골프 역사상 최초의 사각형 헤드 드라이버 나이키 ‘SQ 스모²’다.

 

지난 수백 년 동안 드라이버 헤드는 둥글고 통통한 과일인 서양배 모양(pear-shape)이었다. 납작한 사각형의 나이키 SQ 스모² 드라이버의 낯선 외관은 골퍼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큰 충격을 안겼다. 헤드의 색상까지 전통적인 검은색이 아닌 밝은 노란색을 채택해 파격을 더했다.

 

SQ 스모² 드라이버는 사각형 헤드 뒤 양쪽 모서리 부분에 무게를 집중적으로 배분해 관성모멘트(MOI)를 극대화했다. 이처럼 관성모멘트 수치가 높아지면 페이스 정중앙에 공을 정확히 맞히지 못하더라도 헤드가 비틀리는 현상이 줄어들어 공이 똑바로 간다.

 

이 밖에도 나이키 골프는 기존 캐비티백(cavity-back) 아이언 클럽보다 헤드의 관성모멘트를 더 높인 슬링백(sling-back) 아이언, 충격을 흡수하는 합성수지의 장점과 반발력·피드백이 좋은 금속의 장점을 결합해 공의 구름을 향상한 폴리메탈 그루브 퍼터, 고무 대신 자체 개발한 고분자 중합수지를 코어로 사용해 공의 속도가 빨라지고 클럽별로 회전량을 최적화한 레진 골프공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처럼 획기적인 기술과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나이키의 클럽과 골프공은 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남기며 실패하고 말았을까. 출범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현대 골프의 아이콘’ 우즈가 만나 탄생한 나이키 골프의 성공을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많은 전문가는 나이키 골프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으로 골프 시장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른 종목에서 성공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을 꼽았다. 나이키는 1970년대 초 아디다스 등 독일계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육상시장에서 나일론 갑피와 와플 밑창(sole) 등 혁신적인 기술과 새로운 소재의 제품을 앞세워 단박에 1위에 올랐다.

 

또 각 종목의 최고 유망주를 입도선매하고 기존 고객층보다는 미래 고객인 청소년에게 초점을 맞춘 스타 마케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에어 조던 농구화다. 마이클 조던이 불세출의 농구 선수로 성장하면서 에어 조던 농구화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골프 시장에서 나이키의 이런 성공 공식은 하나도 먹히지 않았다. 당시 골프 시장의 주 소비층은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성향의 베이비붐 세대였다. 기능과 성능은 뛰어났지만, 지나치게 파격적인 디자인과 튀는 색상의 나이키 골프 제품들은 선뜻 손이 가기엔 부담스러웠다.

 

또 10대에게 길거리 농구붐을 일으켰던 조던처럼 젊고 활력 넘치는 우즈를 지렛대 삼아 젊은 세대를 새로운 골프 소비층으로 유입해 점유율 확대를 노렸지만 이들에게 골프는 배우기에 너무 어렵고, 비싸고, 느리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지루한 운동이었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스포츠심리학 박사

 

 

성능 좋았는데… 나이키 골프, 파격 디자인·튀는 색상 ‘패착’[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나이키 골프용품 왜 실패했나

납작한 사각형 헤드 드라이버
전통적인 검은색 아닌 노란색
보수적 골퍼들에게 외면 받아

우즈 내세워 획기적인 기획
창의적인 제품 선보였지만
골프 시장의 특성 못따라가

 


지난 2016년 8월 세계 최대의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가 갑자기 골프용품 사업 철수를 발표하면서 세계 골프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인 5년 1억 달러(약 1476억 원)의 계약을 맺고 곧바로 골프공과 골프 클럽 등 골프용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16년 만이다.

 

나이키는 2000년 골프용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국 최고 단조 클럽 제조사로 명성이 높던 벤호건의 마지막 제품 개발 담당 임원이었던 톰 스타이츠를 제품 개발 총책임자로 영입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스타이츠에게 나이키는 최고의 시설은 물론 시간과 예산의 제약 없이 본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시도해 볼 수 있는 파격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그 덕분에 나이키 골프는 기존 용품업체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창의적이면서 기발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2007년 처음 출시돼 골프계에 엄청난 찬반 논란과 함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골프 역사상 최초의 사각형 헤드 드라이버 나이키 ‘SQ 스모²’다.

 

지난 수백 년 동안 드라이버 헤드는 둥글고 통통한 과일인 서양배 모양(pear-shape)이었다. 납작한 사각형의 나이키 SQ 스모² 드라이버의 낯선 외관은 골퍼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큰 충격을 안겼다. 헤드의 색상까지 전통적인 검은색이 아닌 밝은 노란색을 채택해 파격을 더했다.

 

SQ 스모² 드라이버는 사각형 헤드 뒤 양쪽 모서리 부분에 무게를 집중적으로 배분해 관성모멘트(MOI)를 극대화했다. 이처럼 관성모멘트 수치가 높아지면 페이스 정중앙에 공을 정확히 맞히지 못하더라도 헤드가 비틀리는 현상이 줄어들어 공이 똑바로 간다.

 

이 밖에도 나이키 골프는 기존 캐비티백(cavity-back) 아이언 클럽보다 헤드의 관성모멘트를 더 높인 슬링백(sling-back) 아이언, 충격을 흡수하는 합성수지의 장점과 반발력·피드백이 좋은 금속의 장점을 결합해 공의 구름을 향상한 폴리메탈 그루브 퍼터, 고무 대신 자체 개발한 고분자 중합수지를 코어로 사용해 공의 속도가 빨라지고 클럽별로 회전량을 최적화한 레진 골프공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처럼 획기적인 기술과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나이키의 클럽과 골프공은 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남기며 실패하고 말았을까. 출범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현대 골프의 아이콘’ 우즈가 만나 탄생한 나이키 골프의 성공을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많은 전문가는 나이키 골프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으로 골프 시장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른 종목에서 성공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을 꼽았다. 나이키는 1970년대 초 아디다스 등 독일계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육상시장에서 나일론 갑피와 와플 밑창(sole) 등 혁신적인 기술과 새로운 소재의 제품을 앞세워 단박에 1위에 올랐다.

 

또 각 종목의 최고 유망주를 입도선매하고 기존 고객층보다는 미래 고객인 청소년에게 초점을 맞춘 스타 마케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에어 조던 농구화다. 마이클 조던이 불세출의 농구 선수로 성장하면서 에어 조던 농구화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골프 시장에서 나이키의 이런 성공 공식은 하나도 먹히지 않았다. 당시 골프 시장의 주 소비층은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성향의 베이비붐 세대였다. 기능과 성능은 뛰어났지만, 지나치게 파격적인 디자인과 튀는 색상의 나이키 골프 제품들은 선뜻 손이 가기엔 부담스러웠다.

 

또 10대에게 길거리 농구붐을 일으켰던 조던처럼 젊고 활력 넘치는 우즈를 지렛대 삼아 젊은 세대를 새로운 골프 소비층으로 유입해 점유율 확대를 노렸지만 이들에게 골프는 배우기에 너무 어렵고, 비싸고, 느리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지루한 운동이었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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