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회사 후무(HUMU)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간접유도(넛징)하는 컨설팅 기업이다. 고객 기업의 의뢰를 받으면 후무는 자신들의 노하우가 담긴 서베이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구성원들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찾아낸다.


후무는 각 조직의 목적에 맞게 구성원들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넛징해서 조직의 성과를 올리고 구성원의 행복감, 만족감을 끌어올린다. 베스트셀러 『오리지널스』의 저자이자 와튼스쿨 교수인 애덤 그랜트가 후무의 자문역으로 활동하면서 이 회사는 더욱 유명해졌다.

 

 

 

 

 

챗GPT 비롯한 AI시대 눈앞에
기업현장에선 아직 준비 부족
노동력 향상효과는 본질 아냐
직원들 창의성·행복 끌어내야

 

 


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기술서비스 기업인 울트라넛츠는 자폐 스펙트럼과 같은 신경다양성을 가진 인재가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엔지니어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활용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또 일본 제조기업 덴소는 동작 인식기술 인공지능을 도입해 생산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동작에 대해 실시간, 연속적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스스로 생산과정에서의 병목현상을 즉시 파악하여 이를 제거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특히 자신의 실수를 본인이 먼저 알아차리고 바로 잡을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덴소는 작업 성과를 증대했을 뿐만 아니라 작업자들의 동기 수준도 크게 올렸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열풍이 불면서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의 사례는 인공지능의 활용이 단순히 인간의 일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수준이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인간의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더 나은 팀을 만들고, 고난도의 다양성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구성원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증대하고, 나아가 조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미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기술에 따른 혜택을 예상한 바 있다. 딜로이트컨설팅의 분석에 따르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함으로써 종업원의 생산성을 40%가량 향상시킬 수 있다. 액센추어 역시 챗GPT 등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운영비용을 60%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요즘 기업에서는 팀 회의를 하다가 궁금증을 해소할 때도, 고객 미팅을 위해 간단한 사전 조사를 할 때도 인공지능을 활용한다고 한다. 1인 기업가나 스타트업에서는 특히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고, 웬만한 주니어 사원 한 명 몫은 충분히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직은 시작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 세계 105개국 1만여 명의 경영자 및 HR 리더를 대상으로 하는 딜로이트컨설팅의 서베이에 따르면 90% 넘는 응답자가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기업과 팀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경영자는 22%에 불과했다. 인공지능의 기술발전이 격랑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기업의 준비는 부족하다.


이처럼 더 똑똑해진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조직의 리더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다양한 인공지능의 쓰임새와 한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챗GPT의 경우 큰 잠재력과 함께 정보의 편향성, 거짓 정보의 위험성 등을 함께 고려해서 그 활용성을 가늠해야 한다. 현재 나와 있는 다양한 인공지능의 활용도를 두루 살펴보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보다 중요한 것은 활용의 목적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얻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일감을 인공지능에 주고 인력을 대체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보다는 구성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인공지능으로 생산성을 향상한 만큼 조직 구성원들의 창의성과 혁신역량을 끌어내는 것이 조직에는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직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구성원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인사이트가 아닐까. 리더는 우리 조직에 ‘관리의 인사부서’가 아니라 ‘구성원의 마음에 공감하고 동기를 부여할 줄 아는 피플팀’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회사 후무(HUMU)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간접유도(넛징)하는 컨설팅 기업이다. 고객 기업의 의뢰를 받으면 후무는 자신들의 노하우가 담긴 서베이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구성원들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찾아낸다.


후무는 각 조직의 목적에 맞게 구성원들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넛징해서 조직의 성과를 올리고 구성원의 행복감, 만족감을 끌어올린다. 베스트셀러 『오리지널스』의 저자이자 와튼스쿨 교수인 애덤 그랜트가 후무의 자문역으로 활동하면서 이 회사는 더욱 유명해졌다.

 

 

 

 

 

챗GPT 비롯한 AI시대 눈앞에
기업현장에선 아직 준비 부족
노동력 향상효과는 본질 아냐
직원들 창의성·행복 끌어내야

 

 


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기술서비스 기업인 울트라넛츠는 자폐 스펙트럼과 같은 신경다양성을 가진 인재가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엔지니어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활용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또 일본 제조기업 덴소는 동작 인식기술 인공지능을 도입해 생산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동작에 대해 실시간, 연속적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스스로 생산과정에서의 병목현상을 즉시 파악하여 이를 제거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특히 자신의 실수를 본인이 먼저 알아차리고 바로 잡을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덴소는 작업 성과를 증대했을 뿐만 아니라 작업자들의 동기 수준도 크게 올렸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열풍이 불면서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의 사례는 인공지능의 활용이 단순히 인간의 일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수준이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인간의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더 나은 팀을 만들고, 고난도의 다양성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구성원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증대하고, 나아가 조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미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기술에 따른 혜택을 예상한 바 있다. 딜로이트컨설팅의 분석에 따르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함으로써 종업원의 생산성을 40%가량 향상시킬 수 있다. 액센추어 역시 챗GPT 등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운영비용을 60%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요즘 기업에서는 팀 회의를 하다가 궁금증을 해소할 때도, 고객 미팅을 위해 간단한 사전 조사를 할 때도 인공지능을 활용한다고 한다. 1인 기업가나 스타트업에서는 특히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고, 웬만한 주니어 사원 한 명 몫은 충분히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직은 시작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 세계 105개국 1만여 명의 경영자 및 HR 리더를 대상으로 하는 딜로이트컨설팅의 서베이에 따르면 90% 넘는 응답자가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기업과 팀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경영자는 22%에 불과했다. 인공지능의 기술발전이 격랑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기업의 준비는 부족하다.


이처럼 더 똑똑해진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조직의 리더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다양한 인공지능의 쓰임새와 한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챗GPT의 경우 큰 잠재력과 함께 정보의 편향성, 거짓 정보의 위험성 등을 함께 고려해서 그 활용성을 가늠해야 한다. 현재 나와 있는 다양한 인공지능의 활용도를 두루 살펴보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보다 중요한 것은 활용의 목적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얻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일감을 인공지능에 주고 인력을 대체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보다는 구성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인공지능으로 생산성을 향상한 만큼 조직 구성원들의 창의성과 혁신역량을 끌어내는 것이 조직에는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직의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구성원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인사이트가 아닐까. 리더는 우리 조직에 ‘관리의 인사부서’가 아니라 ‘구성원의 마음에 공감하고 동기를 부여할 줄 아는 피플팀’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은형 국민대 교수·국민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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