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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처럼 소소하고 잔잔한 사랑이야기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 08.09.26 / 임새라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는 1996년 초연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주위의 끊임없는 관찰과 진정한 고민으로 점점 그 완성도를 더해간 창작 뮤지컬이다. 그 동안 ‘다섯개의 소묘’ 속에 등장했던 에피소드만 해도 20개가 넘을 정도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뮤지컬이기도 하다. 그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과 새롭게 그려진 에피소드가 적당히 어우러진 ‘다섯개의 소묘’가 수요예술무대 위에 펼쳐졌다.

 


-첫 번째 소묘 : 노총각과 노처녀
 소연과 희준은 어린 시절 추억, 지나간 사랑 등 서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긴 시간들을 함께한 오래된 친구이다. 그와 동시에 혼기를 꽉꽉 채운 노처녀, 노총각이기도 하다. 첫등장부터 소연과 희준의 투닥거림은 이 에피소드의 포인트이다. 특히 투닥거림의 과정에서 소연의 “옴~”하는 화를 자제하기 위한 행동은 관객들에게 묘한 중독성을 주고, 소연을 향한 끝없는 희준의 장난기는 개구쟁이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쉴 새 없이 투닥거리면서도, 서로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져있는 소연과 희준의 감정은 자신들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우정을 벗어나 사랑을 향해가고, 관객들의 마음도 덩달아 사랑의 설렘을 느끼게 한다.


-두 번째 소묘 : 버릴 수 없는 사랑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남편은 끊임없이 아내를 괴롭힌다. 돈을 가져오라고 소리치고, 욕을 하고, 딴 남자와 살림 차리라고 비아냥거린다. 그러다가도 아내의 손을 잡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마음과 한시라도 자신을 떠나서 잊게 하려는 이타적인 마음의 충돌은 남편의 마음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남편의 괴롭힘과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이미 충분히 지친 아내는 그러면서도 남편을 버릴 수가 없다. 자신을 괴롭히는 그 심정을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아내는 남편에게서 지쳐간다. 하지만 사랑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이렇게 버릴 수도, 잊는 것도 할 수 없게 만든 남편이 새벽바람에 행여나 감기라도 걸릴까봐, 창문을 닫고 돌아서는 아내이니깐 말이다.
 함께할 수도,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사랑이 얼마나 슬픈 것인지.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사랑이 얼마나 아픈 것인지 관객에게 그 마음을 조용히 전달해준다.


-세 번째 소묘 : 전라도 부부
 사랑이 정으로 바뀌고, 고운 정보다 미운 정을 더 많이 품고 산다. 그러면서도 징하게 서로를 맞대고 함께 일상을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부부이다. 세 번째 소묘 “전라도 부부”는 이런 부부의 모습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다루었다.
 고기 잡는 남편이 선장과 싸워 코뼈를 부러뜨리고 서울로 도망가자, 그런 남편을 찾으러 아내는 서울로 올라온다. 처음 등장부터 남편에게 다다다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아내와 속 터질 정도로 느긋하게, 철없는 대답을 하는 남편의 모습은 마치 만담커플을 보는 것처럼 웃음을 자아낸다. 구체적인 전라도 사투리의 재치 있는 대사 하나하나로 개그 콘서트 같은 무대를 연출하다가도, 상황에 너무나도 딱 들어맞는 노래와 춤으로 뮤지컬임을 잊지 않게 해준다. 게다가 아내의 생일에 검은 봉지에 담은 삼천원짜리 스카프를 선물하는 남편과 그런 남편에게 퉁퉁거리면서 스카프를 목에 둘러보고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이 우리 일상의 소소한 따뜻함을 잘 보여준다.


-네 번째 소묘 : Love Start
 좋아하는 남자 선배를 애인으로 만들기 위한 후배의 앙증맞은 사기극, "Love Start"는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라는 다소 발칙한 교훈을 가져다준다. 가장 나이가 어린 커플이 나오는 이야기답게, 네 번째 소묘 “Love Start"에서는 힙합 스타일의 음악으로 무대를 흥겹게 해준다. 게다가 여자 후배의 어이없으면서도 귀여움에 무너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필살기, 우는 모션 취하기는 첫 번째 소묘의 “옴~”에 이해 관객들을 중독 시킨다.


-다섯 번째 소묘 : 황혼의 사랑 - 다시 만난 사랑
 첫사랑은 자신이 풋풋하던 때에 했던 가장 순수한 사랑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특별하고, 소중하다. 그런데 그 첫사랑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면? 다섯 번째 소묘 ‘황혼의 사랑 - 다시 만난 사랑’에서는 황혼에 다시 만난 첫사랑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그렸다. 처음 만났을 때는 풋풋하고, 싱그러웠던 이들은 이제 머리는 백발이 됐고, 돋보기가 없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옛날 그 때처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은 그 시절보다 더욱 아름답다. 원더걸스 춤을 추던 할아버지와 비의 춤을 추던 할머니가 함께하는 청춘의 트위스트를 듣고 있노라면, 어느 새 조그만 목소리로 따라 부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여관이라는 공통된 공간에서 각각 다른 사연으로 여관방을 찾게 된 다섯 쌍 남녀의 이야기를 들려준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는 국민대 학생들을 비롯한 모든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을 선사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통속적인 뮤지컬이 아니라, 사람과 사랑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따뜻하게 그러냄으로써 사람과 사랑을 믿게 해준 ‘착한 뮤지컬’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가을처럼 소소하고 잔잔한 사랑이야기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는 1996년 초연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주위의 끊임없는 관찰과 진정한 고민으로 점점 그 완성도를 더해간 창작 뮤지컬이다. 그 동안 ‘다섯개의 소묘’ 속에 등장했던 에피소드만 해도 20개가 넘을 정도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뮤지컬이기도 하다. 그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과 새롭게 그려진 에피소드가 적당히 어우러진 ‘다섯개의 소묘’가 수요예술무대 위에 펼쳐졌다.

 


-첫 번째 소묘 : 노총각과 노처녀
 소연과 희준은 어린 시절 추억, 지나간 사랑 등 서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긴 시간들을 함께한 오래된 친구이다. 그와 동시에 혼기를 꽉꽉 채운 노처녀, 노총각이기도 하다. 첫등장부터 소연과 희준의 투닥거림은 이 에피소드의 포인트이다. 특히 투닥거림의 과정에서 소연의 “옴~”하는 화를 자제하기 위한 행동은 관객들에게 묘한 중독성을 주고, 소연을 향한 끝없는 희준의 장난기는 개구쟁이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쉴 새 없이 투닥거리면서도, 서로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져있는 소연과 희준의 감정은 자신들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우정을 벗어나 사랑을 향해가고, 관객들의 마음도 덩달아 사랑의 설렘을 느끼게 한다.


-두 번째 소묘 : 버릴 수 없는 사랑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남편은 끊임없이 아내를 괴롭힌다. 돈을 가져오라고 소리치고, 욕을 하고, 딴 남자와 살림 차리라고 비아냥거린다. 그러다가도 아내의 손을 잡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마음과 한시라도 자신을 떠나서 잊게 하려는 이타적인 마음의 충돌은 남편의 마음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남편의 괴롭힘과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이미 충분히 지친 아내는 그러면서도 남편을 버릴 수가 없다. 자신을 괴롭히는 그 심정을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아내는 남편에게서 지쳐간다. 하지만 사랑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이렇게 버릴 수도, 잊는 것도 할 수 없게 만든 남편이 새벽바람에 행여나 감기라도 걸릴까봐, 창문을 닫고 돌아서는 아내이니깐 말이다.
 함께할 수도,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사랑이 얼마나 슬픈 것인지.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사랑이 얼마나 아픈 것인지 관객에게 그 마음을 조용히 전달해준다.


-세 번째 소묘 : 전라도 부부
 사랑이 정으로 바뀌고, 고운 정보다 미운 정을 더 많이 품고 산다. 그러면서도 징하게 서로를 맞대고 함께 일상을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부부이다. 세 번째 소묘 “전라도 부부”는 이런 부부의 모습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다루었다.
 고기 잡는 남편이 선장과 싸워 코뼈를 부러뜨리고 서울로 도망가자, 그런 남편을 찾으러 아내는 서울로 올라온다. 처음 등장부터 남편에게 다다다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아내와 속 터질 정도로 느긋하게, 철없는 대답을 하는 남편의 모습은 마치 만담커플을 보는 것처럼 웃음을 자아낸다. 구체적인 전라도 사투리의 재치 있는 대사 하나하나로 개그 콘서트 같은 무대를 연출하다가도, 상황에 너무나도 딱 들어맞는 노래와 춤으로 뮤지컬임을 잊지 않게 해준다. 게다가 아내의 생일에 검은 봉지에 담은 삼천원짜리 스카프를 선물하는 남편과 그런 남편에게 퉁퉁거리면서 스카프를 목에 둘러보고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이 우리 일상의 소소한 따뜻함을 잘 보여준다.


-네 번째 소묘 : Love Start
 좋아하는 남자 선배를 애인으로 만들기 위한 후배의 앙증맞은 사기극, "Love Start"는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라는 다소 발칙한 교훈을 가져다준다. 가장 나이가 어린 커플이 나오는 이야기답게, 네 번째 소묘 “Love Start"에서는 힙합 스타일의 음악으로 무대를 흥겹게 해준다. 게다가 여자 후배의 어이없으면서도 귀여움에 무너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필살기, 우는 모션 취하기는 첫 번째 소묘의 “옴~”에 이해 관객들을 중독 시킨다.


-다섯 번째 소묘 : 황혼의 사랑 - 다시 만난 사랑
 첫사랑은 자신이 풋풋하던 때에 했던 가장 순수한 사랑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특별하고, 소중하다. 그런데 그 첫사랑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면? 다섯 번째 소묘 ‘황혼의 사랑 - 다시 만난 사랑’에서는 황혼에 다시 만난 첫사랑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그렸다. 처음 만났을 때는 풋풋하고, 싱그러웠던 이들은 이제 머리는 백발이 됐고, 돋보기가 없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옛날 그 때처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은 그 시절보다 더욱 아름답다. 원더걸스 춤을 추던 할아버지와 비의 춤을 추던 할머니가 함께하는 청춘의 트위스트를 듣고 있노라면, 어느 새 조그만 목소리로 따라 부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여관이라는 공통된 공간에서 각각 다른 사연으로 여관방을 찾게 된 다섯 쌍 남녀의 이야기를 들려준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는 국민대 학생들을 비롯한 모든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감동을 선사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통속적인 뮤지컬이 아니라, 사람과 사랑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따뜻하게 그러냄으로써 사람과 사랑을 믿게 해준 ‘착한 뮤지컬’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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